▲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혼성 리그 오브 레전드 결선 토너먼트에서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차지하자, 이상혁이 선수들에게 축하인사를 건네고 있다.
한국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6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도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은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난적 대만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섰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시범종목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아온 '살아있는 전설' 페이커(이상혁)와 강동훈 감독을 필두로 똘똘 뭉친 대표팀은 3주간의 합숙과 철저한 전력 분석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강을 입증했습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선 페이커는 대표팀의 2연패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는 "한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2연패를 하게 돼 너무 기쁘고 뿌듯하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연습과 컨디션 관리에 최선을 다해준 동료들 덕분"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특히 페이커는 이번 대회를 지켜보며 e스포츠 선수의 꿈을 키우거나 영감을 받았을 어린이 팬들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습니다.
e스포츠의 상징적 존재로서 건전한 게임 문화에 대한 책임감을 잊지 않은 당부였습니다.
그는 "어린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정을 가지고 재밌게 도전했으면 좋겠다"면서도 "게임에는 분명 몰입성과 중독성이 있는 만큼, 과도하게 빠져들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습니다.
이어 "어릴 때는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부모님과 잘 상의하면서 건강하고 적당하게 즐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결승전에서 한국은 선발 미드 라이너로 '제카' 김건우를 낙점했습니다.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본 페이커는 "결승전에 직접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있을 수 있지만, 이번 대회의 더 큰 목표는 '팀의 금메달'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맡은 바에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나 미련은 없다"고 담담히 말했습니다.
이어 "1, 2세트 초반 대만의 거센 저항으로 매우 어려운 흐름이었는데, 선수들이 놀라운 집념으로 극복해 내는 모습을 뒤에서 보며 감동했다"며 "그런 극적인 집념과 승부가 스포츠의 진정한 매력입니다. 팬분들도 이를 통해 영감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얻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매우 뜻깊다"고 강조했습니다.
결승전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3-0 완승을 이끈 제카는 "처음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이라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지만, 옆에서 페이커 선수가 챔피언 구도와 아이템 선택 등 많은 조언을 해줘 편안하게 임할 수 있었다"며 "뛰어난 동료들을 믿고 플레이한 덕분에 2연패에 기여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공을 돌렸습니다.
제카와 함께 처음 태극마크를 단 '캐니언' 김건부 역시 "다른 팀 선수들과 짧은 시간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새롭고 재미있었습니다. 한국 LoL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다음 대회에서도 누가 나오든 지지 않고 우승을 이어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항저우에 이어 2연속 무패 금메달을 합작한 기존 멤버들의 자부심도 대단했습니다.
'제우스' 최우제는 "기회가 된다면 3연패까지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고, '케리아' 류민석은 "오랜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는데 몸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롤(LoL)이 망할 때까지 무패 행진으로 한국이 e스포츠 초강국임을 증명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대표팀을 이끈 강동훈 감독은 "대만 정글러 쥔지아를 앞세운 상대 초반 전략에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우리 선수들의 위기 대처 능력이 워낙 뛰어나 끝내 이길 것이라 믿었다"며 "다 가진 기분이고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벅찬 감정을 전했습니다.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모든 긴장이 풀린 선수들의 시선은 이제 '미식'으로 향했습니다.
대회 기간 도핑 관리와 컨디션 조절을 위해 편의점 음식과 햇반,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온 선수단은 홀가분하게 회식 메뉴를 고민 중입니다.
제우스는 "끝나자마자 다들 야키니쿠(갈비구이) 같은 고기 메뉴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고, 페이커 역시 "일주일 동안 편의점 음식만 먹었는데 오늘은 맛있는 걸 먹을 것 같다"며 웃었습니다.
'밥은 페이커가 사느냐'는 취재진의 짓궂은 질문에 페이커는 "노코멘트하겠다"며 웃었습니다.
아시안게임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선수들은 곧바로 소속팀으로 복귀해 북미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준비에 돌입합니다.
페이커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열정도 더 커졌다"며 "결과보다 준비하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