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군과 UN사는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고 판단했지만, 북한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남북이 분계선의 기준을 서로 다르게 잡고 있기 때문에, 실제 비무장지대 안에서는 분계선이 불분명한 지점들이 여러 곳 있습니다. 우리 측이 이 문제를 논의할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군과 UN군사령부가 판단한 지뢰 폭발 사건 장소는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10여m 지점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은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군사분계선이 철책 등으로 명확하게 구분돼 있진 않은 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 첨부된 지도입니다.
군사분계선, 그리고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이 각각 선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협정 체결 이후 UN사와 북한군은 군사분계선을 실제로 지상에 표시하기 위해서 240km에 걸쳐 표지판 1,292개를 세웠습니다.
표지판은 가로 76cm, 세로 50cm 크기로 500m 이내 간격으로 설치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1973년, 표지판 보수 작업을 하던 우리 군인이 북한군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고, 보수 작업은 중단됐습니다.
이후 2014년, UN사가 표지판 현황을 조사했는데, 당시 UN사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은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는 건 15% 미만이었다"고 기고문에서 밝혔습니다.
우리 군도 이와 유사한 수치인 200여 개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군사분계선의 '기준'이 되는 표지판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보니 한국군, 북한군, UN사가 표지판과 표지판 사이의 선을 설정해 지도에 복원하는 방법이 각각 달라서 분계선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겁니다.
우리 군과 유엔 군 사이에서도 분계선 위치가 무려 60%의 구간에서 다릅니다.
[전인범/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 (비무장지대는) 지형이 첩첩하고 계곡, 산 정상, 이런 것들도 섞여 있고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지형 식별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특히 2024년부터 이뤄지고 있는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으로 군사분계선 문제가 대두되면서, 우리 군은 지난해 북측에 분계선 기준선 설정을 논의하자며 군사회담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은 채, 올해 들어서만 수십 차례 군사분계선을 침범하고 있어 언제든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강동철,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서승현·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