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로서는 여러 악조건을 감당해야 하고, 그 결과마저 안갯속인 불합리한 투자입니다. 그나마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고, 또 투자 수익 회수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건 성과로 꼽힙니다. 보도에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형 원전, APR1400은 미국 내 건설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해 한국전력과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지적 재산권을 보유한 웨스팅하우스가 수출 가능 지역을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한미 양국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해당 조항에 대해 일시적 유예 조치에 합의하면서, 원자력 발전소 총 8기 중 한국형 2기 건설의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주요 부품과 자재를 우리 기업이 납품하게 되고, 향후 한국형 원전의 글로벌 수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정범진/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 '미국에서 허가받은, 운영한 발전소는 안전하겠구나'라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될 거잖아요. 다른 나라에 진출하는 데도 좋은 이그잼플(사례)이 되는 거죠.]
대미 투자 합의의 핵심, 투자금 회수 방식의 안전판을 확보한 것도 성과로 꼽힙니다.
미국은 최근 들어 '모든 프로젝트를 묶어 정산한다'는 당초 합의와는 달리 각 사업별로 수익을 정산하자는 주장을 해 왔습니다.
이럴 경우 한 사업에서 손실이 나도 다른 사업 수익으로 메울 수 없어 전체적으로 손해를 볼 위험이 생깁니다.
최종 합의에서는 '전체를 묶어 정산하는' 한국의 입장이 관철됐습니다.
수익배분도 원리금 상환 전까지는 5:5, 상환 후에는 미국과 한국이 9:1이지만, 모든 원리금이 회수될 때까지는 원리금이 이미 상환된 사업도 5:5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경우 양국이 협의해 계획과 예산을 수정할 수 있는 조항도 추가됐습니다.
오늘(1일) 발표와 함께 24억 달러의 첫 송금이 이뤄지면서 본격적인 대미 투자가 시작됐습니다.
[김양희/대구대학교 경제금융통상학과 교수 : 원리금 회수는 최소한이에요. 그걸로 끝나면 안 되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든가, 핵심 광물을 얻을 수 있다, 더 복합적으로, 전략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정부는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한국이 요구해 온 안보 분야 협상에도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김한길·김민영, 화면제공 : 산업통상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