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8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2심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재판에서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무죄의 근거로 내세우는 데 대해 명씨가 "명백한 오독"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명 씨 측은 오늘(30일) "통화 내용을 근거로 오 시장이 여론조사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통화 시점과 전체 맥락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오 시장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에 제출했습니다.
재판부는 앞서 2021년 3월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와 명씨 간 통화 녹음파일을 명씨의 진술 신빙성을 다투기 위한 탄핵증거로 채택했습니다.
통화 중 명씨는 "하여튼 오세훈이는 몰라요. 모르고 걱정하지 말아요. 내 알아서 할게"라거나 "내가 오세훈이한테 십 원짜리 한번 받았냐"라고 말합니다.
오 시장 측은 이런 발언이 김씨가 오 시장과 무관하게 스스로의 판단으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음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합니다.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김씨가 대신 내게 했다는 공소사실과 배치된다는 취지입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진술서에서 "해당 통화 내용은 당내 경선용 여론조사 실시 여부를 논의한 대화가 아니라, 오세훈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직후 (안철수 당시 후보와) 추진된 야권 단일화 전략의 구체적 경위와 실행 과정을 주고받은 대화"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오세훈이는 잘 몰라요'라는 발언은 명씨가 기획한 복잡한 단일화 전략과 그 세부적인 진행 상황을 오세훈 후보 본인이 소소히 보고받거나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오세훈 후보가 여론조사 자체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명씨는 그러면서 "이를 근거로 오세훈 후보가 여론조사 자체를 몰랐다거나 김한정이 오세훈 후보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명백한 오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 시장의 항소심 재판은 오는 2일 결심 공판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날 특검팀 측 구형과 피고인 측 최후진술, 재판부의 선고일 공지가 차례로 이뤄집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오랜 후원자인 김씨에게 비용 3천300만 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작년 12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1심은 오 시장이 여론조사 5건을 명씨에게 의뢰하고 비용 2천100만 원을 김씨가 대납하게 했다고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천100만 원을 명했습니다.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고, 이미 취임했거나 임용된 경우 퇴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