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에서는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일찍 시작돼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계속된 비와 엔저 영향으로 관광객이 급증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도쿄 문준모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도쿄의 한 병원 대기실이 아침부터 독감 환자들로 북적거립니다.
[독감 환자 : 밤중에 기침이 심해서 거의 잠을 못 잡니다.]
[의사 : 기침을 하다가 구토할 정도인가요? (네.)]
지난 20일까지 일주일간 독감 환자수는 3만 1천428명 13주 연속 증가했는데, 이달 들어 더 가파른 상승세입니다.
작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른 추세입니다.
[도쿄 시민 : 딸이 A형 독감에 지금 걸렸어요. 이 시기에 독감이 유행한 건 딸이 태어나고 나서 처음이에요.]
휴교나 학급 폐쇄 조치를 한 학교나 유치원이 1,060곳에 이르렀고, 매년 10월 시행하는 정기 예방 접종도 앞당겨졌습니다.
[중학생 : 다른 반은 독감 때문에 폐쇄되어서 무서웠는데 지금 예방주사를 맞아서 안심이 됩니다.]
이른 독감 유행의 한 원인으로 일본에서는 '엔저'로 인한 관광객 증가가 꼽힙니다.
일찍 독감이 돌았던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관광객들이 대거 입국하면서 같은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겁니다.
지난 7, 8월 일본을 찾은 관광객 중 동남아, 동아시아 출신은 495만 명으로 75%에 이릅니다.
계속된 비로 실내 활동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전문의 : 장마, 폭우, 일교차로 인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한 사람이 감염되면 집이나 교실, 사무실에서 비말 감염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도쿄에서는 오늘(30일)까지 역대 최장인 35일 연속 비가 내렸는데, 일찌감치 형성된 가을장마 전선이 8월 말 이후 다섯 개 태풍으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장기간 머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독감 환자 수는 11월까지 빠르게 늘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양기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