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개봉 직후 흥행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영화 속 설정을 둘러싼 시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유해진, 박해일 등이 출연한 '암살자들'은 육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와 각종 의혹을 다룬 미스터리 추적극입니다.
개봉 나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영화가 다룬 설정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SNS를 통해 "영화가 육 여사 암살 사건의 배후를 북한이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인 것처럼 왜곡했다"며, "이는 패륜적 범죄이자 사자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만큼,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주 의원은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해당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했던 점을 언급하며 영화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역사적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야당 지도부와 다른 의원들도 가세했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특정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대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은 표현의 자유로 포장하고 있다"며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강명구 의원 역시 "황당무계한 음모론에 기반한 선동 영화"라고 규정했습니다.
문화계와 방송계에서도 우려가 나왔습니다.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은 "유족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억지 음모론으로 고인을 모독하는 것이 옳으냐"며 "자기 진영엔 절대 허용되지 않을 각본도 반대 진영으로 오면 예술이 추구하는 허구라며 찬양한다.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같은 논란을 예상한 듯, 허진호 감독은 영화 개봉 전부터 "해당 영화는 실제 사건의 배후를 단정하는 작품이 아니라 당시 수사에서 남은 의문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추적하는 미스터리극"이라고 설명해 온 바 있습니다.
영화적 상상력이라는 주장과, 명백한 역사 왜곡이라는 반론이 맞서면서 이번 영화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취재 : 이현영, 영상편집 : 김민지,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