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3대1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류지현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WBC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2주 동안 목숨을 걸고 제 인생을 바쳤습니다. 목표했던 금메달을 땄으니 이제는 조금 쉬고 싶네요."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5연패의 금자탑을 쌓아 올린 류지현 감독은 마침내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표정을 풀었습니다.
한국은 어젯밤(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난적 일본을 3-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로 침체했던 한국 야구대표팀에 불을 지폈던 류 감독은 이번 대회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마쳤습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가장 먼저 선수들의 투혼에 공을 돌렸습니다.
류 감독은 "단기전에서 금메달이라는 결실은 결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며 "어떤 대회든 한일전은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이 엄청난데, 선수들이 정신적 압박감을 이겨내고 마지막에 유종의 미를 거둬 정말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류 감독이 꼽은 이번 대회 최고의 수훈갑은 단연 결승전 선발 투수로 역투한 곽빈(두산 베어스)이었습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인터뷰 중이던 곽빈 쪽을 가리키며 "저기 있네요"라고 웃어 보인 류 감독은 "곽빈 선수가 이번 대표팀에서 나이가 가장 많다. 최고참으로서의 책임감을 끝까지 다해줬다. 칭찬 이상의 표현이 없을 정도"라고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곽빈은 이날 7회 1사까지 111개의 공을 던지며 단 1점만 내주고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습니다.
류 감독은 "7회 본인이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사가 확고했다. 그 투지를 존중했고, 동점을 허용했을 때는 투구 수가 많아서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에 0-5 완패를 안겼던 일본의 왼팔 선발 히구치 신을 결승에서 3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린 것에 대해서는 전력 분석팀에 공을 돌렸습니다.
류 감독은 "전력 분석팀이 잠 한숨 못 자고 준비했다. 심판진의 스트라이크 존이 바깥쪽으로 공 한두 개 정도 넓다는 점을 간파하고, 타자들에게 평소 위치보다 타석 앞쪽 홈플레이트 라인에 바짝 붙어서 치라고 지시했다"며 "이 작전이 맞아떨어지면서 상대 투수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해 흔들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류 감독은 열악한 현지 여건을 묵묵히 뒷바라지해 준 지원 스태프와 프로 구단들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라운드와 숙소, 버스, 식사, 빨래 문제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KBO 총재님과 직원들이 밤낮없이 도와준 덕분에 이겨냈다"면서 "치열한 순위 싸움 중에도 핵심 선수들을 흔쾌히 내어준 KBO리그 10개 구단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국가대표 감독에게 잠은 사치"라며 팽팽한 긴장 속에 보낸 2주를 돌아본 류 감독은 "선배들이 어린 선수들을 경기장 안팎에서 잘 이끌어주면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정말 '건강해졌다'는 확신을 얻었다"는 말로 대회를 결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