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전격 공개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들의 입국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며 북한군 포로의 국내 송환을 확인했는데, 정부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워하는 기류도 읽힙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시각 어제(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포로 중 1명이 생포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정황을 전하며 북한 체제를 비판했습니다.
이어 "왜 북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목숨을 바쳐야 하느냐"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을 "화폐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북·러 군사협력을 비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된 북한군 포로들의 구체적인 신병 처리 상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에 송환된 포로 2명은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된 인원들로, 그동안 언론 인터뷰와 탈북민 단체에 보낸 편지 등을 통해 한국행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 직후 송환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외교부는 오늘(24일)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에 따라 우크라이나 측 등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신변 안전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개별 인원의 입국 시기나 경로, 양국 간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양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군 포로 처리를 두고 협의를 이어왔습니다.
지난 3월과 6월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도 당사자 의사를 존중한 인도적 해결 원칙에 뜻을 모았습니다.
정부는 헌법상 우리 국민인 북한군 포로가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기본 방침을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송환 사실을 전 세계에 직접 공개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표 방식을 두고 정부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운 기류도 감지됩니다.
그동안 당사자와 가족의 신변 안전을 위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역시 우리 측에 각별한 보안을 요청해 왔기 때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러 밀착의 위험성을 국제사회에 부각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사실을 직접 공개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그의 공개 배경이나 의도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