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험생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공인영어시험 시험지를 훔쳐 인공지능(AI)으로 답을 알아낸 뒤 손바닥에 적어 시험을 치른 수험생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6단독 김세이 판사는 절도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3월 22일과 4월 5일 부산 사상구의 한 중학교에서 공인영어시험 예비 시험지를 훔친 뒤 AI로 확인한 답을 메모해 시험에 응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던 A 씨는 공인영어시험 점수인 65점 이상을 얻지 못하자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A 씨는 시험 당일 오후 1시 38분 시험본부장이 감독관 배치 여부를 확인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교실에 들어가 예비 시험지가 든 봉투를 뜯고 시험지를 가져갔습니다.
첫 범행 때는 인근 주유소로 이동해 휴대전화로 시험지를 촬영한 뒤 구글의 AI 서비스인 '제미나이'에 입력했습니다.
이어 AI가 제시한 답을 오른쪽 손바닥에 볼펜으로 적고 같은 날 오후 3시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약 2주 뒤에도 같은 시험장에서 예비 시험지를 훔쳐 인근 편의점으로 이동한 뒤 같은 수법으로 답을 메모해 시험을 치렀습니다.
김 판사는 "범행이 2회에 걸쳐 반복됐고 수법이 대담하다"며 "기회균등을 핵심으로 하는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에 손상을 가하고 선의의 경쟁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시험지를 도난당한 피해자들을 위해 각 10만 원을 형사 공탁했지만, 피해자들이 수령을 거부해 재판에서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고려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