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황제처럼 행동한다"며 타국을 지배하려 들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대선을 2주 앞두고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룰라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을 통치할 권리는 있지만 다른 나라를 통치할 권리는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CNN 인터내셔널의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크리스티안 아만푸르와의 인터뷰 자리에서입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지역에 대한 미국의 간섭과 미국이 자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집중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황제처럼 행동한다. 이는 내가 동의할 수 없는 방식"이라며 "내가 가장 강하고,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다른 이들은 복종해야 한다는 식"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외교적 수사'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타국 정상을 향해 신중하게 발언하는 게 관례인 다자외교 무대에서 해외 정상을 향한 발언치고는 이례적으로 수위가 높은 셈입니다.
미국 대통령을 향한 룰라의 이런 강성 발언은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영향력이 브라질로 확대되는 걸 경계하는 동시에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최근 중남미 각국 선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우파 진영이 잇따라 승리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브라질 선거에 개입하지 말아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그는 "내가 이미 말했듯이, 내가 미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듯 여러분도(미국도) 브라질의 내부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상황에 대해서도 작심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미국은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대통령을 압송해 뉴욕의 재판정에 세웠고,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막대한 석유 접근권을 확보했습니다.
좌파 성향으로 과거 우고 차베스·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과 비교적 가까웠던 룰라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저지른 일은 심각하다. 그 나라 주권은 이미 끝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함께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가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는 동안에는 상호주의법(대응 보복 조치)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불공정 무역 관행과 노동 환경 문제를 이유로 브라질산 제품에 최대 37.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