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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법원 효력정지 반복에 이례적 유감 표명…"조사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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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쿠팡·한화가 현장 조사에 맞서 각각 제기한 효력 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에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서울고법이 쿠팡의 현장조사 결정 효력정지 신청과 한화의 자료제출 명령 효력정지 신청을 각각 인용한 것에 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제지·제분 업체의 가격 재결정 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역시 고법이 인용한 것에도 "저희가 주기적으로 가격 재결정과 경쟁 회복 여부를 판단할 기회가 상실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논평했습니다.

공정위 수장이 사법부 결정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사실상 1심 법원의 역할을 겸하는 공정위 수장이 상급심인 고법 판단을 장외 비판한 셈이라서 논란도 예상됩니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 현장 조사는 피조사자의 동의를 구해 이뤄지는 것이고, 경찰·검찰의 형사적인 압수수색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며 "현장 조사 때문에 기업이 영업을 못 하거나 생산활동이 중단되는 일은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대부분 공정위 관련법은 경제적 약자의 최후의 보루이고, (쿠팡의 반발로 현장 조사가 무산된) 대규모유통업법은 소상공인의 권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고법 결정으로 "(쿠팡 조사가) 30일 정도 유보됐고, 실질적으로 저희 조사의 실효성은 무력화됐다"고 풀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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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위원장은 "공정위 조사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 소상공인의 권익을 지킬 방법이 없다"며 "조사 때문에 기업의 방어권이 침해되는지 판단할 때는 반드시 법에서 보호하는 공공의 권익이 뭔지와 비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가격 재결정 명령에도 "(기업에) 어떤 회복할 수 없는 침해를 야기했는지 솔직히 굉장히 의문"이라며 "반면 가격 재결정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면 회복할 수 없는 침해는 소비자 전체에게 발생할 수 있다"고 비슷한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 조사와 관련된 내부 규칙을 다시 한번 돌아보면서 (기업들의) 조사 회피 여지를 분명하게 없애는 방식의 개정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제도 정비를 거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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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현안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아직 강제 조사 도입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주 위원장은 "대부분은 조사 협조를 잘 받아서 이뤄지고 있다"며 "(쿠팡, 한화 등) 두 개 사건 때문에 지금까지 도입하지 않았던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을 본격적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측이 공정위가 쿠팡 등 자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주 위원장은 "미국 경쟁 당국과 양자 회담을 했다"면서도 "개별 사건과 관련한 것보다는 양국의 현안과 공정거래법 집행 방향과 관련한 일반적인 논의가 중심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하원 법사위원장이 자국 기업을 차별하는 외국 공무원의 미국 입국을 불허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개정 법안이 주 위원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는 "직접 대응하기보다는 외교부를 통해 필요하면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IT(정보기술) 강국으로서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법 집행을 가장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며 "과거 25년간 한 번도 법 집행의 차별성이나 불공정성이 문제 제기된 바 없다"고 '쿠팡 차별' 주장에 반론했습니다.

앞서 공정위는 쿠팡이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제출하고도 실제로는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씨가 쿠팡 경영에 사실상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쿠팡의 허위 자료 제출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고, 조사를 마무리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정위가 올해 성과로 내세웠던 인쇄용지 담합 제재, 산란계협회의 가격 결정 행위 적발 이후에도 종이와 계란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지적에는 "제지업계는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수요는 감소하고 있어 어려운 산업이고, (그렇게) 인상된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주 위원장은 이어 "(계란의 경우) 생산자들의 기준 가격이 없어져서 농림축산식품부와 이 문제와 관련해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반복 담합을 획기적으로 근절하려면 담합으로 인한 기대이익을 완전히 박탈하는 강도 높은 제도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중대하고 구조적인 경쟁제한 문제를 해소하도록 지분매각 등을 명령하는 구조적 조치를 도입하려는 이유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중 하나가 바로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허가 취소 및 영업정지 등 시장 참여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라며 "소방시설공사업법 등 안전 분야,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 분야, 여객자동차법 등 운송 분야 등 약 20개 업종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조적 조치가 재산권 침해라는 주장에는 "영업 양도의 경우 그 영업이 가져오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를 돈으로 바꿔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재산권을 유지할 수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 선진 경쟁 당국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법 집행 하나의 수단으로서 확보해놓고 있으나 문제 됐던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배달앱 수수료에는 "광고료를 포함해서 입점 업체의 부담이 과도하고, 전체적인 부담이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도한 가격에 대해선 규제 당국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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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선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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