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공연 예술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서, 한국어 연극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일찌감치 전석 매진된 공연에선 관객들 기립 박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김현우 특파원입니다.
<기자>
뉴욕 맨해튼 중심에 위치한 파크 애비뉴 아모리 공연장입니다.
뉴욕 현대 예술의 성지로도 불리는 이곳에서 모든 대사가 한국어로 이뤄진 연극이 공연 중입니다.
시대의 급격한 변화 속에 몰락하는 한 가문의 이야기를 담은 안톤 체호프의 마지막 희곡 '벚꽃동산'을 21세기 서울의 이야기로 옮겼습니다.
세계적인 예술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여온 이 공연장에서 한국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11차례 공연의 모든 좌석이 이미 매진될 정도로 현지 관객들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막이 오르자 압도적 크기의 투명한 유리집에서 한국 배우들의 한국어 대사가 쉴 새 없이 이어졌습니다.
[제가 자존심 잠깐 접어두고 사죄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무대 양옆으로 영어 자막이 동시에 제공됐습니다.
관객들은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출신 전도연 배우와 오징어게임으로 익숙한 박해수 배우의 연기를 보며 작품 속으로 금세 빠져들었습니다.
주인공이 서울로 돌아오기 전 살던 뉴욕에 대해 말하는 대목에서는 큰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세 시간 가까운 공연이 끝나자 1천2백 명이 가득 메운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전도연/배우 : 관객들의 반응은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다 끝냈을 때 관객들 박수 소리를 듣는데 눈물이 날 뻔했어요.]
이제는 연극에서도 언어의 장벽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무대였습니다.
[코리/뉴욕 : 자막을 전혀 보지 않고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슨 상황인지 다 이해되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게 바로 연극이죠.]
월스트리트저널이 경이로운 공연이라고 평한 것을 비롯해 현지 언론들도 러시아 고전을 한국 배경으로 재해석한 이번 작품에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희훈,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