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원유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는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충돌이 점점 더 격화하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의 전투기를 격추한 영상을 공개했고, 사우디는 탄도미사일까지 동원했습니다.
파리에서 권영인 특파원입니다.
<기자>
산산조각 나버린 전투기 잔해가 불길에 휩싸였고, 겨우 형체가 남은 꼬리날개 부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기가 선명합니다.
현지 시간 16일 후티 반군 측은 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예멘 북동부 상공에서 사우디 공군의 F-15 전투기를 격추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알라는 위대하다.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후티 반군은 사우디 얀부의 석유 시설과 무샤이트 공군기지에도 드론과 미사일로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얀부는 막혀있는 호르무즈 해협 대신 홍해 쪽으로 석유를 수출하는 사우디의 핵심 거점입니다.
[야히아 사리/후티 반군 대변인 : 수십 기의 미사일과 드론으로 아람코 시설을 공격했고, 타격은 정밀하고 정확했습니다.]
전투기를 동원해 후티 반군 거점 수백 곳을 폭격해 온 사우디는 중국산 둥펑-15 탄도미사일까지 쐈습니다.
오작동으로 공격엔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예멘 사막지대에 떨어진 미사일 동체엔 둥펑을 뜻하는 알파벳 DF가 뚜렷합니다.
미국을 의식해 중국 미사일 도입 사실을 부인해 온 사우디가 수십 년간 보유만 해오던 탄도미사일을 처음으로 실전에 쓴 거라고 외신들은 분석했습니다.
사우디는 또, 후티의 파상공세에 방어용 요격미사일 재고가 바닥나 프랑스와 영국, 파키스탄, 이집트 등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전으로 요격미사일이 부족한 미국도 도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석유 수출이 막힌 채 고립된 사우디는 오만 소하르항 인근에서 해상 환적 방식으로 원유를 수출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는데, 공격받은 사우디 송유관 가동 중단이 한 달 동안 지속될 경우 세계 원유 공급량 4%가 줄어들 거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