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진행된 북한의 핵실험이 풍계리 일대에 거대한 단층을 활성화시켜 대지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부산대학교와 중국과학원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한국과 백두산 부근의 지진계를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으로 인해 단층이 재활성화되면서 자연 지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풍계리 지역에서 최소 20km의 단층이 재활성화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단층의 길이가 20km 이상 되는 것 같아요. 20km 이상 된다 그러면 지진 규모로 얘기를 하면 규모 6.2, 6.3 정도의 지진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당 지역에선 기원전 23년부터 북한의 핵실험이 시작되기 전까지 자연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잠들어 있던 단층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깨어나 지진 활동을 시작한 겁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그 지역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어요. 근데 핵실험이 끝난 후 몇 주가 지나고 나서야 그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기 시작했고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지진의 발생 횟수도 많아지고 지진의 규모도 점점 더 커지는 그런 현상들이.]
마지막 핵실험인 6차 핵실험 이후 지난해까지 해당 지역에선 1천339번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 중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모두 90차례였습니다.
2023년 7월 3일엔 규모 3.3의 지진도 발생했습니다.
풍계리 만탑산은 경사가 다양한 비대칭적 구조를 갖고 있는 지역으로 지하 암반에 가해지는 힘인 응력의 구조가 복잡한 곳입니다.
그런데 6차례 핵실험이 진행되면서 해당 지역의 응력 구조가 재분배됐다는 겁니다.
규모가 가장 컸던 6번째 핵실험은 미국 지질조사국 기준 규모 6.3이었는데, 실험 이후 만탑산 주변 환경이 파괴된 모습도 위성에 포착됐습니다.
또, 핵실험 당시 충격으로 산 정상부가 0.5m 가라앉고, 수평으로 3.5m 이동한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풍계리에서 규모 6.0 이상의 큰 지진이 발생할 경우 북쪽으로 120km 떨어진 백두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의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게재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김민형·김한길·박천웅·이준호·양기태,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