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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무직입니다!"…국가대표 이준석, 테크볼에 '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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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B조 대한민국 이준석과 일본 와세 아키노리의 경기. 한국 이준석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대한민국 테크볼 국가대표팀 주장 이준석(27)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기까지 거쳐온 과정은 한 편의 '인간극장'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21살까지 축구선수로 뛰며 K4 리그에서 활약했고, 이후 족구 선수로도 운동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대기업 생산직 계약직으로 일하며 정규직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에 과감하게 생업을 포기했습니다.

오늘(17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단식 조별리그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세트'로 5전 전승을 거둔 이준석이 외친 "지금 무직입니다!"라는 외침은 그래서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조별리그에서 4연승을 달린 뒤 마지막 경기인 한일전에서 일본의 와세 아키노리마저 세트 점수 2-0으로 제압했던 이준석은 "이 경기만큼은 절대 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은 다른 경기보다 훨씬 크게 파이팅을 외치고, 세리머니도 더 크게 했습니다.

모든 것을 걸고 따낸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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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볼 국가대표 선수단에서 어려운 과정을 극복한 것은 이준석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자 복식에서 이준석과 호흡을 맞출 이태빈(25)은 태극마크를 위해 보석 디자인 일을 그만뒀고, 혼합 복식에 나설 김은준(23) 역시 국가대표가 되자 제약회사 족구팀을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테크볼 대표팀에서 '갈 곳'이 있는 사람은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장은서(21) 하나뿐입니다.

훈련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음에도 자격 미달로 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지인을 통해 경기도 이천의 실내 구장을 대관하기 전까지 야외 땡볕에서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장마철에는 비가 오면 공공시설에 펴둔 테이블을 황급히 거둬 잠시 비를 피하고, 비가 그치면 다시 테이블을 펴서 훈련하는 고단한 일상을 버텨냈습니다.

하지만 열정만큼은 세계 제일이었습니다.

이준석은 강팀들이 모인 유럽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지난 4월 사비를 털어 헝가리로 향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헝가리 선수에게 무작정 연락해 일대일 과외를 부탁했고, 유럽 선수들 특유의 공 스핀 기술과 강한 헤더 훈련법을 배워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만들었습니다.

이준석은 "테크볼을 준비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아본 것 같다. 축구할 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라며 "여기서 긴장해서 지면 이 시간이 너무 후회될 것 같아 끝까지 자신감을 가지려 애썼다"고 털어놨습니다.

국가대표팀의 맏형이자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이끄는 그는 이번 대회 시상대 맨 위에 서는 상상을 수없이 했다고 합니다.

메달을 딴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는 단연 '어머니와의 여행'을 꼽았습니다.

그는 "일주일 정도는 훈련이라는 지옥에서 벗어나 아무 걱정 없이 푹 쉬고 싶다"며 "무엇보다 저를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가서 회포를 풀고 싶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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