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이란 후티 반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연안의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한 직후,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오만에서 후티 측과 비밀리에 회동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시간 15일 보도했습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후티 대표단은 지난 주말 오만 수도 무스카트의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회동에서 미 당국자들에게 "미국 선박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2025년 미국과 맺은 휴전 합의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소속 선박을 제외하면 이스라엘 선박이나 기타 상선도 타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만 정부가 주선한 이날 회동에 미국 측에서는 대사관 직원들이 나섰으며, 후티 측에서는 무스카트에 체류 중인 미국의 제재 대상자 모하메드 압둘 살람과 압델말리크 알-아지리 등 고위급 인사가 참석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오만 회동 보도에 대한 공식 확인을 피한 채 "홍해의 항행 자유 보장과 중동의 테러 수출 방지는 미국의 핵심 이익"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오만 대사관과 후티 측 역시 침묵했습니다.
이번 비밀 회동은 후티 반군이 최근 사우디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을 몰아내고 전략적 요충지인 항구도시 모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 등 홍해 해안선 전체를 장악하며 기세를 올린 가운데 이뤄진 것입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군사적 지원을 긴급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사우디 측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3월 후티를 외국 테러 조직(FTO)으로 지정했으나, 홍해 상선 보호를 위해 막후 협상을 이어가며 같은 해 5월 휴전 합의를 끌어낸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역시 최근 후티 측의 연락을 받았거나 직접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 예멘 수도 사나를 장악한 후티 반군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10년 넘게 전쟁을 벌여왔습니다.
2022년 휴전 체결 이후 몇 년간 교전이 잦아들었으나, 지난 7월 사나의 공항이 공습받을 것을 계기로 후티가 휴전 종료를 선언하고, 사우디의 예멘 항구 봉쇄 대응을 명분으로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