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린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대 140억 배럴 매장 가능성'이라고 직접 발표하기에 앞서, 당시 산업부가 대국민 발표를 만류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0.0002%, 숫자 그대로 극악의 확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한 지 두 달 뒤인 지난 2024년 6월.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깜짝 발표를 직접 했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2024년 6월 3일) :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현 정부 들어 감사원이 감사해 보니,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성공 확률이 20%도 되지 않고, 추가 검증과 시추도 필요하다며 그런 홍보를 자제해야 한다고 건의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당시 대통령실은 대국민 발표를 밀어붙였는데, 그러자 산업부는 140억 배럴이란 숫자 대신, '기존 동해 가스전의 50배'로 설명하자고 대안을 제시했던 걸로도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140억 배럴'이란 숫자는 석유와 가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7개 지역의 시추가 모두 성공한 뒤에나 추정해볼 수 있는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7개의 시추가 모두 성공할 확률도 고작 0.000218%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종동/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 3과장 : (140억 배럴은 7개 지역의) 모든 시추가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7개 지역의) 가장 낙관적인 수치를 단순한 합산한 것으로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에 맞춰 시추 일정을 앞당기도록 지시했던 사실도 이번 감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7곳 중 5곳의 시추가 임기 이후 완료된단 보고를 받자, 당시 안덕근 전 산업부 장관을 질책한 뒤 임기 내 완료하라고 지시한 겁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가 반대했고, 안 전 장관이 '시추 일정 관련해선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일축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감사원은 관련 규정이 없어 당시 발표와 시추 일정 단축 지시에 대해서 별도 처분을 요구하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박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