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인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대통령의 무리한 일정 단축 지시와 절차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사업 초기부터 대국민 발표와 시추 일정 수립 전반에 깊이 관여했습니다.
지난 2024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불확실한 만큼 대외 홍보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통령실에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직접 대국민 발표를 강행했습니다.
시추 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무리한 지시가 이어졌던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당초 산업부는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시추하는 방안을 보고했으나, 대통령실은 윤 전 대통령의 임기인 2027년 5월 내로 일정을 대폭 앞당길 것을 요구했습니다.
안덕근 당시 산업부 장관이 '일정 관련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건의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질책했고, 결국 2026년까지 4개 공을 한꺼번에 추가 시추하는 계획이 수립됐습니다.
감사원은 다만 이번 감사에서 산업부의 대통령실 보고와 대통령의 발표 등과 관련해선 "관련 규정이 없어 대통령실과 산업부에 별도 조치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업을 직접 수행한 한국석유공사의 실무 절차에서도 총체적 부실과 위법이 적발됐습니다.
석유공사가 선정한 대왕고래 구조의 지질학적 성공 확률은 19.1%로, 지난 2021년 가스 발견에 실패했던 '방어 구조'의 성공 확률보다 오히려 낮았습니다.
그럼에도 석유공사는 객관적이고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조급하게 시추를 추진한 겁니다.
감사원은 부당한 기술평가 실시와 충분한 검증 없는 시추 추진 등 모두 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해 관련 기관에 처분을 요구하거나 통보했습니다.
(취재 : 이현영, 영상편집 : 김민지,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