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외벽 오염을 제거하기위한 유독성 화학제품을 최소한의 가림막도 없이 썼다가 이를 뒤늦게 안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불과 수개월 전에도 같은 일로 주민들에게 발각돼 성토를 들었던 터라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KNN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고소 작업차에 올라탄 작업자들이 아파트 외벽에 붓칠을 하고 물을 뿌립니다.
외벽 얼룩을 제거하려는 것인데 붓에 발라 쓰는 이것, 독성 물질입니다.
작업 현장에서 나온 액체 통입니다.
작업자들은 백화제거제라는 제품을 벽에 바르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질산과 인산이 섞여 있습니다.
질산과 인산은 강한 산성을 띠어 피부 부식 또는 눈과 호흡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해당 제거제에는 급성 독성 경고 표지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전에 주의를 요구하는 공지도 없이, 또 가림막도 없이 주민들의 머리 위에서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이영진/아파트 입주민 : 질산이 섞인 물방울 같은 게 날리면서 아주 위험하게 보였습니다. (아이들) 등교할 때 항상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서….]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5월에도 건설사가 하자보수 차원에서 염산이 섞인 세척제로 작업을 했다가 주민 항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또 안전 조치 없이 독성물질을 사용하다가 주민들에게 발각된 겁니다.
[김태석/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 방지 대책을 (마련)해서 아무 피해 없도록 조치를 해달라 그래서 그렇게 해주겠다 확답까지 받고 했었는데….]
전문가들도 주민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가 미비했다고 지적합니다.
[홍승철/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 단기적으로는 급성 영향이 나타난다라고 하는 게 작업자들한테는 유효한데 거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2차 적인 피해가 되는 거잖아요. (뿌리는) 물의 압력이 있다 보니까 사방으로 많이 튈 거고….]
건설사는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사과한다며 향후 주민들에게 작업 계획 승인을 받아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용, 영상편집 : 이소민)
KNN 김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