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SK하이닉스
내년 법인세 수입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소득세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법인세 수입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역대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어섭니다.
반도체 경기에 따라 세수가 출렁이면서 재정 운용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신설할 미래대응기금을 재정 안정화 장치로 쓰겠다는 구상입니다.
오늘(14일) 재정경제부 국세수입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법인세는 216조 7천억 원 걷힐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소득세 수입 전망(180조 원)보다 36조 7천억 원 많은 수준입니다.
반도체 호조세 지속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법인세도 급증할 전망입니다.
법인세 수입이 소득세를 제친 건 2012년 이후 처음입니다.
당시 소득세가 45조 8천억 원 걷혔고, 법인세가 45조 9천억 원 걷혀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법인세 수입은 2012∼2015년 40조 원대에서 2016∼2017년 50조 원대, 2018∼2019년 70조 원대로 늘었습니다.
2020년 다시 55조 5천억 원으로 쪼그라든 뒤 2021년 70조 4천억 원, 2022년 103조 6천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그러다 반도체 경기 불황과 함께 2023년 80조 4천억 원, 2024년 62조 5천억 원까지 줄었습니다.
법인세 수입이 예상과 다르게 대폭 줄자 대규모 세수펑크가 발생했던 때입니다.
법인세 수입은 2025년 84조 6천억 원,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101조 3천억 원까지 회복한 뒤 내년 예산안에서는 216조 7천억 원으로 2배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법인세 수입이 200조 원을 넘는 것은 역대 처음입니다.
법인세 수입이 경기에 따라 40조 원대에서 최대 200조 원대까지 오가는 사이 소득세 수입은 물가상승률과 근로자 수 증가, 자산가격 상승 등에 따라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2012∼2013년 40조 원대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00조 원대로 진입했고 2025년 130조 5천억 원을 기록한 뒤 올해 추경에서는 136조 8천억 원으로 예상됐습니다.
내년에는 180조 원이 걷힐 전망입니다.
부가가치세 수입은 법인세가 다시 활기를 띠며 2025년 3위 자리로 내려왔고 내년에는 91조 4천억 원 걷힐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출과 성장이 반도체에 유독 의존하는 '외날개' 경제 구조인 탓에 반도체 경기에 따라 세수도 이에 따라 출렁이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상치 못한 경기 불황 때 대규모 세수결손이 발생하면 예산 집행에 차질이 생기거나 정책 여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반대로 세금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걷힐 때 이를 어떻게 써야 하느냐에 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새로 미래대응기금을 출범시켜 이를 재정 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지난 11일 토론회에서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이례적인 세수 증가가 예상되지만, 반도체 업황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지속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이번 세수 증가는 규모와 불확실성 모두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만큼 재정 여건 변화에 맞는 새로운 재정 제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여러 해에 걸쳐 계획된 투자를 세수 변동의 영향에서 보호하고 위기 상황에서 지출을 급격히 줄이거나 국채 발행을 큰 폭으로 늘려야 하는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