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 내린 세계무역센터를 뒤덮었던 거대한 회색 먼지 구름.
당시 뉴욕시 당국은 공기 질이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실상은 정반대였습니다.
뉴욕시 사무실에 방치돼 있다 시민단체의 소송 끝에 공개된 17만 쪽 분량의 9·11 내부 기록이 최근 공개됐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당시 조사관들이 검사한 거의 모든 지점에서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는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시 당국은 내부적으로 공기 질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이미 파악하고도, 현장 복구와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위험성을 축소·은폐한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조란 맘다니/뉴욕시장 : 사람들이 병에 걸린 이유는 그들이 신뢰했던 지도자들이 유해한 공기를 마셔도 안전하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과 경찰, 인근 주민들은 2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 각종 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9·11 테러 당일 희생된 약 3천 명보다, 이후 유독 분진에 노출돼 숨진 사람이 더 많은 걸로 파악됐습니다.
살아남은 소방관들은 참담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브로시/뉴욕 소방국 소방 간부 협회장 : 현장에서 숨을 쉴 때마다 우리는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게 된 사실은 시 당국도 그 점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알리지 않기로 경제적 결정을 내렸고,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17만 쪽은 전체 은폐 문건의 1차분에 불과하며, 앞으로 1년간 추가 자료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소방 당국과 피해자 단체들은 새로 드러난 기만행위의 증거들을 토대로, 현장 구조 요원들에 대한 정부의 의료 지원과 보상 질환 범위를 전면 확대하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영상편집 : 박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