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리게 표시된 군사분계선 이남 경기도 파주시 일대
구글 지도 서비스가 한국 내 군사시설과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위성 이미지를 흐릿하게 처리하기 시작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현지시간 9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 지도와 구글 어스에서 확인할 수 있던 군사시설 수십 곳과 약 400㎢ 이상의 국내 영토에 대한 고해상도 이미지가 사실상 모자이크 수준의 저화질 이미지로 대체됐습니다.
군사분계선 남쪽의 DMZ 지역과 한미 양국의 주요 군사기지, 청와대 일대 등 핵심 안보 시설들의 이미지가 이렇게 사실상 가려졌습니다.
구글 지도는 한국 전역과 DMZ 북쪽 약 35㎞ 이내의 북한 지역에 대한 좌표 표시 기능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구글 어스에서는 여전히 좌표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번 조치는 구글이 한국의 고해상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로 반출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수용함에 따른 것입니다.
국내법은 국내 지도 서비스는 군사·안보 시설의 위성 이미지를 가려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구글은 그동안 해외 서버를 사용해 한국의 사법권 밖에 있다는 이유로 국내법 적용을 거부해 왔으나, 국내에서 지도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결국 방침을 바꿨습니다.
구글은 내비게이션 기능 등 국내 지도 서비스를 대폭 개선해 네이버·카카오 등 한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보안 규정 준수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올해 2월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고, 구글은 지난달부터 지도 변경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조치로 북한이 한국 내 민감한 시설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확보하기가 한층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다만 구글의 이번 변경이 한국이 가장 민감하다고 판단해 가린 지역을 오히려 북한에 알려주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북한이 해당 지역을 가리지 않는 다른 위성 이미지 제공업체의 자료나 향후 자체 위성을 통해 해당 위치의 자세한 모습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구글 지도 화면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