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약물 연쇄 살인 사건 피고인 김소영은 지난달, 1심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하루 만에 항소했는데요. 오늘(8일) 공개된 판결문엔 김소영이 범행 전후로 챗GPT와 나눈 대화 내용이 상세히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약물 섞인 음료를 마신 피해 남성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김소영이 챗GPT와 나눈 대화 기록입니다.
"약물 검사에서 항우울제랑 수면제 나올까?"라고 물은 김소영은 이후 깨어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자 다시 GPT에 본인은 "과거 수면제와 항우울제를 처방받았고, 범죄를 많이 저질렀는데 나를 의심하지 않을까." "내가 먹인 건지 경찰이 오해할까 봐 불안하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듯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올해 1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나기 전 김소영은 챗GPT에 "수면제 많이 먹는다고 사람이 죽냐"고 물었고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 있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과실 치사나 유기 치사의 경우 법정 형이 얼마나 되는지도 물은 김소영은 같은 날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남겨둔 채 혼자 모텔을 빠져나왔고, 피해자는 숨졌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챗GPT와 나눈 이런 대화 기록을 약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학습하게 된 과정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로 봤습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피고인의) 내심 의사(속마음과 의도)가 챗GPT에 거울처럼, 호수처럼 쌓이고 있다. 미필적 고의를 입증하는 데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거죠.]
재판부는 또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란 김소영이 남성에게서 금전적 이득을 취하다 문제가 생겨도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왜곡된 경험을 학습했다고 판결문에 적시했습니다.
지난달 27일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김소영은 하루 만에, 검찰은 일주일 만에 항소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이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