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의원이 앞장서 의혹에 불을 지피는 중입니다. 김승원 후보자가 코로나19 신약을 개발하던 한 제약사의 임상시험 승인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내용입니다. 의혹은 서울서부지검이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섰던 제넨셀의 허위 임상시험 혐의를 수사하다 불거졌습니다. 제넨셀 최대 주주였던 강 모 씨는 2021년 10월 초 정치권 인맥이 두터운 양 모 씨에게 개발 중인 치료제의 임상 2·3상 시험 계획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서둘러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당시 제넨셀은 100억대 투자 유치를 진행하던 상황이라 빠른 임상시험 승인이 절실했습니다. 양 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김 후보자에게 민원을 전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빠른 처리를 부탁하는 취지의 전화를 했고 관련 문자도 주고받았습니다. 식약처는 2주 뒤 제넨셀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합니다.
문제는 이 임상시험 승인이 허위자료에 근거했다는 점입니다. 검찰 수사와 1심 판결은 제넨셀이 동물 실험에 성공한 적이 없다고 봤습니다. 더구나 실험 동물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폐사했는데 이런 사실도 숨겼다고 판단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에 따라 강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김 후보자가 강 씨에게 후원금 500만 원을 받으려 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양 씨를 통해 후원금을 요구하고 계좌도 알려줬다는 것입니다. 강 씨는 해당 계좌로 500만 원을 보냈지만 이미 한도를 다 채운 상태라 송금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검찰은 구성 요건상 알선뇌물수수 약속 등 혐의를 인정했지만 실제 금품이 오가지 않은 점, 식약처 심사가 절차와 내규에 따라 진행돼 직무가 왜곡된 사실이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소유예는 피의 사실이 인정되지만 처벌을 따질 정도는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증거가 불충분 하거나 죄가 안 돼 '혐의 없다'라는 무죄 취지 불기소와 다릅니다. 따라서 "기소유예를 받았으니 사실상 무죄"라는 주장은 법률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다만 김 후보자는 기소유예에 대해 헌법소원을 낸 상태입니다.
도덕성에 대한 지적이 더 아픕니다. 국회의원의 정상적 '공적 민원 전달'은 특정 사익이 아닌 공익적 목적과 절차의 정당성을 전제합니다. 하지만 공개된 SNS 대화와 녹취록, 정황은 다른 방향을 가리킵니다. 양 씨와의 특별한 친분과 제약사의 막대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김 후보자가 '친한 후배'의 부탁을 받고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해 신속한 진행을 요구한 행위는 '공적 소통'이기보다 '급행 청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공개된 대화 내용 가운데 도덕적·법적 경계를 넘었다고 지적할 만한 대목이 있습니다.
<김승원 후보자와 양 모 씨 대화 내용>
김 후보자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번 해볼게", "직접 처장님이 챙겨봐 달라고, 보고해 달라고 할게" → 단순 민원 이첩을 넘어 행정기관장에게 특정 업체 안건을 특별히 챙기고 경과를 국회의원에게 보고하게 만들겠다는 의도.
양 씨 "과장 선에서 넘어가지를 않는다고 해요." 김 후보자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 알았어" → 후보자 측은 '지연 이유를 확인하려던 취지'라고 해명하지만, 맥락상 실무 부서의 통상적 검토 과정을 뚫어주겠다는 취지로 해석 소지 있음.
실제 당시 식약처장 비서가 임상정책과 담당 과장에게 "김승원 의원이 따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처장님이 챙겨보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후보자 발언이 부처 실무진에게 직·간접적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정황입니다.
김 후보자의 대화 내용 중에는 "승인되는 순간 수천억을 벌 수 있는 것"이라는 부분도 있습니다. 해당 업체가 노리는 사익적 가치를 인지한 대목입니다.
의혹에 대해 김 후보자가 초기에 내놓은 해명은 신뢰를 더욱 떨어뜨렸습니다. 김 후보자 측은 양 씨와 '우연히 마주쳤다'고 설명했습니다. 특별한 친분 관계가 없는 '단순한 공익 제보 전달'이라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SNS 프로필 사진 공유나 친밀한 호칭, 지속적 통화 내역이 속속 드러나면서 진실성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의 말을 완전히 다릅니다. "우연히 마주쳤다는 것은 저희 준비단과 면밀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나간 보도"라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양 대표와 법조인이 잘 가는 음식점, 카페 같은 곳에서 손님으로 알게 됐고 이후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에 대해 변호를 맡게 됐다"며 "성공한 여성 기업가로서 존중하고 친한 후배로서 지내온 것은 맞는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제넨셀 창업자 강 씨를 상대로 청구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서도 의혹이 제기됩니다. 2023년 청구된 강 씨의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법 정 모 판사가 기각했습니다. 정 판사는 김 후보자와 근무연이 있고 양 씨와도 아는 사이입니다. 양 씨는 2022년 2월 자신의 SNS에 김 후보자, 정 판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정 판사에 대해 "법과 절차에 의해 적절히 했다고 보고, 나중에 상세히 살펴본 후 설명하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키우는 동력은 한동훈 의원이 공개하는 카카오톡 대화와 통화 녹취입니다. 이들 자료는 검찰 수사 기록에 편철됐던 자료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측은 한 의원이 전직 법무장관 지위를 이용해 퇴임 후 비공개 수사 기록을 부당하게 반출·보관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도 오늘 기자회견에서 "한 의원이 수사 자료를 조금씩 언론에 흘리면서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며 "형사 처벌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것은 한 의원이 윤석열과 함께 해온 검찰 캐비닛 정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면서 "수사 자료는 어디에서 입수한 것이냐. 적법하게 취득하였느냐"라고 따졌습니다. 이런 의심이 사실이라면 한 의원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교사 등을 어겼습니다.
다만 변호인이나 고발인 등 사건 관계인을 통해 정당하게 열람·등사된 자료를 제보 받아 '인사 검증' 차원에서 공개했다면 위법성이 상당 부분 조각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범위에 해당하는지도 핵심 쟁점입니다. 한 의원도 언론에 "전혀 문제될 게 없는 방식으로 획득한 자료"라고 자신했습니다.
법무장관은 우리나라 사법체계를 총괄하고 감독하는 자리입니다. 누구보다 법적으로 흠결이 없어야 영이 설 수 있습니다. 역대 법무장관 중에 단명한 인사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다른 장관이라면 넘어갔을 조그만 상처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훈 의원은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후보자들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