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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 공소장 속 'LIG D&A 제3의 인물들'…조직적 범행이었나 [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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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원의 뇌물을 주고받으며 방위사업을 농단한 방사청-LIG D&A의 방산비리 사건. SBS가 입수한 이 사건의 공소장을 보면 기소된 6명 외의 낯선 인물 2명이 등장합니다. LIG D&A의 D 씨와 E 씨입니다. 특히, 임원급으로 보이는 D 씨는 기소된 LIG D&A의 부사장 B 씨, 상무 C 씨와 함께 부정하게 사업 수주를 청탁하러 다녔습니다.

"범행 당시 B 씨와 C 씨는 부장 이하 직급이었기 때문에 3억 원대 뇌물을 전결 처리할 수 없었다", "윗선이 분명히 있는데 검찰 수사가 중도에 멈춘 것 같다"는 방산업계의 추측이 파다했습니다. 업계 이런 목소리에 힘을 싣는 단서가 공소장에 드러난 셈입니다. D 씨는 B 씨와 C 씨의 윗선 중 하나이거나, 윗선으로 가는 중간 다리일지도 모릅니다. 일반 사원으로 보이는 E 씨까지 동원됐다면 LIG D&A 임직원 여럿이 힘을 합친 조직적 범행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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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 D&A의 전자전기 개념도
전자전 사업 청탁에 힘 보탠 LIG D&A의 D 씨

방사청 5급 사무관 A 씨의 구속 기소 공소장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LIG D&A의 B 씨와 C 씨는 "향후 전자전 분야 사업이 많이 계획돼 있으니 계속적인 도움을 달라"며 A 씨에게 청탁을 시작했습니다. 2021년 후반~2022년 초반 경기도 안양의 한 식당에서도 청탁의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이때 LIG D&A의 B 씨와 함께 D 씨도 동석해 A 씨에게 전자전 분야 사업 수주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제3의 인물 D 씨는 LIG D&A 연구소의 전임 소장, 연구위원이라고 공소장에 적시됐습니다. LIG D&A B 씨는 범행 당시 연구소장 직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다면 D 씨는 B 씨의 상관으로 추정됩니다. D 씨가 사업 청탁 자리에 나갔다는 것은 D 씨도 부정한 거래를 어느 정도 알았다는 방증입니다. 이 정도 정보면 LIG D&A는 D 씨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LIG D&A가 방사청 A 씨에게 준 뇌물 액수는 3억 2천만 원입니다. 범행 당시 부장급의 연구소장, 상무급의 본부장이 전결 처리할 수 있는 액수치고는 과하게 큽니다. 방산업체 O사의 임원은 "기소된 B 씨와 C 씨의 2021년~2025년 직속 상관, 고위직들이 개입하지 않고는 뇌물 3억 2천만 원을 방사청 직원에게 줄 수 없다", "검찰 수사가 왜 윗선으로 타고 올라가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안서 평가 부정에 참가한 LIG D&A의 E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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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서울 아덱스에 설치된 LIG D&A의 부스

SBS가 확보한 A 씨와 B 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LIG D&A는 2021년 10월부터 2025년 8월까지 甲, 乙, 丙, 丁, 戊, 己 사업을 부정 수주했습니다. 제안서 평가에 A 씨가 들어가 LIG D&A에는 최고점을, 경쟁사에는 최저점을 주는 수법으로 LIG D&A에 사업을 몰아줬습니다. LIG D&A의 비리로 인해 경쟁사는 번번이 최저점과 패배의 쓴잔을 들었습니다.

2023년 7월 21일 평가가 있었던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주관의 戊 사업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LIG D&A C 씨 요구에 따라 방사청 A 씨는 LIG D&A E 씨로부터 戊 사업 관련 사전 설명을 듣습니다. 그리고 A 씨는 제안서 평가 때 LIG D&A에 유리한 질문들을 골라서 했습니다.

방산업체가 평가위원을 사전에 접촉해 자기들 제안서의 장점을 주입시켜 평가 PT 때 좋은 질문들을 끌어내는 전형적인 방산비리 수법입니다. 연구 실무진으로 보이는 LIG D&A E 씨는 자신이 어떤 짓을 저지르고 있었는지 그때 이미 알았을 것입니다. E 씨도 방산비리 공범으로 봐야 맞습니다.

B, C, D, E 씨의 자발적 범행?

이번 사건은 기소된 인물들의 소속과 면면, 주고받은 뇌물의 액수가 대단해서 사상 최대의 방산비리로 불립니다. 공소장에 적힌 수법도 막장입니다. 제안서 평가 전날 밤부터 당일 오전까지 LIG D&A 측은 방사청의 평가자에게 술과 마사지 접대를 했습니다. 여러 골프장을 돌며 뇌물 전달 계획과 대가를 설계했습니다. 자금 세탁도 했고, A씨의 가족들까지 비리에 발을 디뎠습니다. 그렇게 해서 LIG D&A는 6건의 방위사업을 부정하게 따냈습니다.

넓게 보면 기소된 LIG D&A의 B 씨와 C 씨에 더해, 기소를 면한 임원급 D 씨와 사원급 E 씨도 범죄에 가담한 셈입니다. 공소장 내용만으로도 이번 사건은 LIG D&A의 조직적인 범행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국가를 상대로 한 범죄이고, 경쟁사에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끽해야 부장급, 애송이 상무급이 불타는 애사심에 자발적으로 자기 인생 걸고, 자기 돈으로 이런 규모의 범행에 나섰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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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 D&A의 경기도 판교 하우스

LIG D&A는 지난달 21일 입장자료에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의 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의 컴플라이언스란 외부의 법률, 내부의 규정과 윤리 기준 등을 엄격하게 준수해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것입니다. LIG D&A가 사상 최대 방산비리 사건을 촉발한 것을 보면 LIG D&A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그동안 잠잤었나 봅니다.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는 입장자료가 진정이라면 B, C, D, E 씨가 어떤 의사결정 통로를 거쳐 범행을 결심, 기획, 실행했는지 LIG D&A 스스로 규명해야 합니다. 뇌물로 쓰인 자금의 정체도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비겁하게 숨은 고위직은 없는지도 쫓아봐야 합니다. LIG D&A가 그정도는 해야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정착을 논할 자격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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