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부산 앞바다에서 전복된 예인선 모습
"형님이 탈출하려고 창문까지 깨신 것 같은데…"
지난 2일 부산 앞바다에서 전복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 조타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등항해사 A 씨(57)의 유족은 오늘(3일)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나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A 씨 유족은 "구조에 투입된 잠수부가 깨져 있는 조타실 유리창으로 들어가서 우리 형님을 발견했다고 들었다"며 "형님이 탈출하기 위해 유리창까지 깨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경 잠수부가 우리 형님을 구조한 뒤 곧바로 배가 가라앉아 버려서 더 이상 선체 내부를 자세히 수색하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숨진 A 씨는 원양어선까지 경험한 승선 경력만 26년에 달하는 베테랑입니다.
A 씨 동생은 "원래 선장 자격도 있고 경력도 있는데 회사를 옮긴 지 오래되지 않아 이번에 이등항해사로 승선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늦게 결혼해서 얻은 아들밖에 모르고 평생 다른데 안 쳐다보고 성실하게 배만 열심히 타신 분"이라며 "평생 배와 가족밖에 모르던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족은 "A 씨가 항상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든든한 가장이자 아빠였다"고 말했습니다.
A 씨의 아내는 "배를 타는 남편을 걱정하면 남편은 '바다에 있어도 무조건 산다. 비행기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말하며 가족들을 안심시켰다"고 전했습니다.
A 씨 동생도 "무리하는 성격이 아니고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던 분"이라며 "가족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배에서 일부러 죽으려고 해도 못 죽는다'고 말하며 선박의 안전성을 강조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유족은 해경이 A 씨를 발견한 시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해경이 유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오늘 공개한 주요 조치 사항을 살펴보면 신고는 오후 1시 29분에 접수됐습니다.
이후 오후 1시 48분에 현재까지 유일한 생존자인 인도네시아 선원이 인근 선박에 구조됐습니다.
오후 2시 14분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잠수요원은 전복된 선박 조타실 창문으로 진입해 A 씨를 구조했습니다.
신고 후 출동한 선체에 진입해 A 씨를 구조할 때까지 45분가량이 소요된 것입니다.
유족은 "사고 지점이 육지와 멀지 않았고 당시 파도도 그리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이렇게 시간이 지체됐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부산해경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