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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만 가혹할까 싶겠지만… [이브닝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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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의 싸늘한 반응은?

대통령실이나 용혜인 의원이 적잖이 당황스러울 듯합니다. 지난 일요일 전격적으로 발표된 개각 소식을 보며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로 시끄럽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김 후보자 대신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는 용 후보자의 입장이 파문을 불렀습니다. 국민의힘 등 야당 반발은 예상 가능합니다. 그런데 여당 내부조차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더 아픈 부분은 용 의원을 발탁한 배경, 청년·여성·소수정당의 반응이 가장 싸늘하다는 점입니다. 이번 개각이 이들의 우호적 여론을 이끌어내기는커녕 부정적 인식만 부추긴 꼴입니다.

용 의원으로서는 억울할지 모르겠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국무총리나 장관으로 일하다 멀쩡히 국회로 돌아오는데 왜 비례대표 의원만 물러나라고 하나. 국회의원이 1명뿐인 소수정당이라 사퇴하는 순간 원외정당이 되는데 그런 사정을 왜 이해해주지 않나.(용 의원은 실제 이 부분을 가장 강조합니다.) 21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여성·가족·아동 등 성평등가족부 소관이거나 밀접한 내용의 법안들을 다수 발의했으니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 아닌가.

대단한 비위에 연루된 것도 아닙니다. 새로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난 것도 아닙니다. 지금의 반감은 온전히 용혜인이라는 인물 자체와 관련됩니다. 그래서 더욱 난감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내게만 왜 이렇게 가혹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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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는 100% 사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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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43조와 국회법 제29조는 "국회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외의 직을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국회의원은 관직 겸직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콕 집어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예외를 뒀습니다. 우리 헌법이 대통령제에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같은 법조문에 따라 국회의원이 청와대로 옮길 때는 사퇴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은 허용되지만 예외적이라는 뜻입니다. 김민석 전 총리, 정성훈 전 법무장관 등은 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시 국회의원에 별 문제없이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은 관행에서 갈라집니다. 관례적으로 장관에 발탁되면 100% 의원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지역구 의원은 '지역 유권자가 직접 선택한 개인'의 성격이 강합니다. 본인이 사퇴하면 유권자의 대의 기능에 즉시 공백이 옵니다. 보궐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해당 지역구는 정치적 대표·대변자를 잃습니다. 반면 비례대표는 '정당 득표율이나 정책·직능 전문성'을 보고 선출된 의석입니다. 의원이 행정부로 이동하면 다음 순번이 직능 대표성을 이어받아 의정의 공백도 없습니다. 굳이 예외 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특혜에 특혜를 더해달라고?

소속 국회의원이 1명 뿐인 기본소득당 사정을 이해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 여론은 더욱 날 선 반응입니다. 애초 용 의원에게 원죄가 있다고 말합니다. 21대와 22대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 플랫폼을 빌려 당선된 뒤 '제명 형식'으로 기본소득당으로 돌아온 정치 궤적을 소환합니다. 선거에서 거대 정당의 표를 활용해 원내에 진입하고 입각 국면에서는 "당의 존립을 위한 소수정당의 비애"라며 관례를 거부한다고 지적합니다. 비정상적 방법으로 비례대표가 되다 보니 의석을 자당 소속 인사가 아니라 다음 순번의 더불어민주당 추천자에게 넘기게 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습니다. 국회 진입 자체가,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일종의 특혜를 받은 것인데 장관 후보에 지명되자 또다시 특혜를 요구한다고 비판합니다.

성평등가족 분야 전문성은, 글쎄?

용 후보자는 의원으로서 성평등가족부와 관련된 내용의 법안을 대표, 또는 공동 발의한 경험이 있습니다. 생활동반자법이 대표적입니다.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성인 두 사람이 동거하며 상호 부양·돌봄을 약속하면 부부에게 주는 법적 권리를 일부 인정하는 법안입니다. 이 밖에도 노키즈존 방지 및 아동 차별 해소 법안, 국회 아이 동반법을 발의하고 성별, 장애, 성적지향 등에 따른 차별을 포괄적으로 금지하자는 차별금지법과 강간죄의 대상을 확대하는 비동의 간음죄 도입 등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여성계는 성평등가족부의 전통적 핵심 과제에 대해서는 의정 활동은 물론 명확한 입장 표명도 찾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성별 임금격차, 경력단절 여성 지원, 보육·돌봄 인프라 정비, 청소년 보호 행정 등입니다. 대규모 행정 집행과 맞물린 구조적 정책을 총괄·추진해 본 입법 실적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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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당 출신 여성 30대면 OK?

용 후보자는 청년, 여성, 소수정당이라는 상징적 속성을 모두 갖췄습니다. 아마도 현 정권이 용 의원을 주목한 핵심 배경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당사자 집단에서 환영 대신 비판적 반응을 내놓는 이유는 '당사자성의 과잉 대표'와 '정치적 궤적의 괴리'가 만든 구조적 피로감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두 번이나 선거법 허점을 이용한 꼼수에 올라타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그조차도 '공정한 과정의 결손'입니다. 그런데 이를 기득권화 하고 장관직까지 추가하겠다고 합니다. 청년 세대가 기대하는 청년 정치는 기존 문법을 깨는 쇄신입니다. 반면 용 후보자는 나이만 30대일뿐 "기성 정치인의 권력 셈법을 답습한다"는 배신감과 피로만 줬다는 것이 청년 세대의 평가입니다.

여성계 역시 용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과 "정치적 하청"에 대해 회의를 보입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일부 여성단체가 지명 직후 "자격 미달이자 정치공학적 개각"이라며 반발한 핵심 이유입니다. 용 후보자의 의정활동은 '재정·세제', '행안위 차원의 정권 비판 투쟁'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성평등·가족·돌봄·노동 격차 등에서 깊이 있는 식견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30대 워킹맘 여성'이라는 외피를 씌워 파격 개각용 트로피로 소비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여성계는 반발합니다.

소수정당이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근거는 거대 양당의 기득권 야합에 맞서는 '선명성과 독자성'입니다. 그러나 거대 정당과의 비례대표 연합을 통해 배지를 달고, 사실상 민주당 주류의 최전방 스피커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또 다른 소수정당인 정의당이 가장 날 선 목소리를 내는 배경입니다.

청년을 감동시키는 서사는 무엇일까?

최근 리센느라는 중소 아이돌 그룹이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 분석이 나오지만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왔다." 데뷔 이후 3년 가까이 환호도, 인기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멤버들은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고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 다각도로 시도하고 실력을 갈고닦았습니다. 꼼수나 야합 없이 말입니다. 그리고 '거제 야호'라는 밈이 터지면서 그 모든 노력들에 조명이 비춰지고 일약 국민 대다수가 아는 아이돌 반열에 올랐습니다. 요즘 청년들이 갈구하고 희망하는 서사는 이런 것입니다. 용 후보자가 국민에, 적어도 청년에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스스로 따져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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