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의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이 제주에서 잇따라 발생하면서 고독사 위험가구 등 사회적 고립 위기에 놓인 주민을 찾아내고 안전을 확인하는 지역사회 안전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지역 1인 가구가 10만 가구에 육박하면서 위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직접 안전을 확인하는 행정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은 안전을 확인하고 보고하는 담당자가 제 역할을 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시스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지난 5월 30대 여성 장 모 씨와 지난 7월 60대 남성의 실종신고를 허위 종결한 혐의 등으로 구속 송치됐습니다.
A 경장은 업무 부담감 등을 범행 이유로 진술했으며, 경찰의 전수조사에서는 이들 사건 외에도 소재 확인 없이 종결한 실종신고가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위기에 놓인 사람의 안전을 확인하는 제도가 있어도 결국 현장에서 이를 확인하고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몫입니다.
제주에서는 과거 홀로 생활하던 주민이 숨진 뒤 수년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일이 잇따르면서 고독사 위험가구를 조기에 찾아내고 안전을 확인하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2024년 4월 제주시 용담동 한 폐업 모텔에서는 홀로 생활하던 70대 남성이 숨진 지 약 2년 6개월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거동이 불편했던 이 남성은 고독사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았습니다.
복지 담당자들이 여러 차례 주거지를 찾았지만 남성이 숨져 있던 화장실 내부까지 확인하지 못해 사망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불과 넉 달 뒤인 같은 해 8월에는 제주시 오라동 한 폐업 여관에서 또 다른 70대 남성이 숨진 지 약 5년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이 남성 역시 홀로 살던 기초생활수급자로, 연락이 끊기면서 2020년 8월 복지급여 지급이 중단됐지만 이후 장기간 사망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복지 담당자가 위기가구로 파악해 잠긴 방문을 열면서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현재 제주도는 고독사 위험에 놓이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주민을 찾아내기 위한 별도의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 지역 1인 가구는 9만 6천391 가구이며, 도가 관리하는 고독사 위험군은 1천518명입니다.
고위험군 68명, 중위험군 461명, 저위험군 989명입니다.
도는 단전·단수와 건강보험료 체납, 알코올질환 등 위기 징후를 토대로 대상자를 찾아내는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 연계 발굴조사를 연 4회 진행합니다.
별도로 상·하반기 두 차례 고독사 위험자 실태조사를 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가구는 요일과 시간대를 달리해 2회 이상 다시 방문합니다.
관리 대상자가 갑자기 연락이 끊기는 등 사망이 의심되면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이 즉시 현장에 출동합니다.
문이 열리지 않으면 112나 119에 신고해 경찰·소방의 도움을 받습니다.
이 같은 대응체계로 위기 상황을 찾아낸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맞춤형복지팀이 50대 1인 가구 남성을 두 차례 방문한 뒤에도 안전을 확인하지 못하자 경찰·소방과 함께 문을 열어 숨진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올해 2월에는 시에서 관리하던 60대 1인 가구 남성과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소방과 함께 집에 들어가 응급상황에 놓인 남성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연락 두절 때 재방문하고 위기 상황에서는 경찰·소방까지 동원하는 절차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경찰의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은 제도가 마련돼 있더라도 결국 현장 담당자의 확인과 보고가 제대로 이뤄져야 안전망이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최근 제주형 종합안전대책 브리핑에서 고독사 등 행정이 관여하는 분야에서도 허위 확인 등을 막기 위한 이중 점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한번 더 살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연락두절 주민을 찾아내는 절차와 함께 현장의 안전 확인과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살피는 것도 이번 사건이 남긴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