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건으로 구속된 A경장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제주 '실종 허위종결' 사건은 A 경장이 왜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했는지 그 동기를 둘러싸고 의문이 꼬리를 문 사건이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을 입건한 지난달 14일부터 사건 송치를 하루 앞둔 같은 달 31일까지 수사를 벌여 업무 부담을 피하려는 회피적 대처가 범행의 주된 동기였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동시에 허위 종결을 걸러내지 못한 내부 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도 드러났습니다.
오늘(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A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다. 사건 미종결 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 종결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A 경장은 지난해 3월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 실종팀으로 발령받았습니다.
A 경장은 야간 당직 때 혼자 근무하면서 업무처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그동안 A 경장이 당직 때 실종신고를 접수하더라도 교대 시 해당 사건은 다음 근무자가 이어받기 때문에 개인 부담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해 왔습니다.
하지만 A 경장은 사건이 종결되지 않으면 다음 근무자에게 사건 진행 상황 등을 챙겨 인계해야 하는 자체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출동 상황 시 지원을 요청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일부 추정된다"며 "누군가에게 도움이나 지원 요청하는 데 대해 굉장히 회피적으로 대응했고, 이는 동료들 진술에서도 일부 확인된다"고 말했습니다.
A 경장 조사 때 투입된 프로파일러(심리분석관 5명)도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 태만적 동기'를 A 경장 범행의 주된 배경으로 봤습니다.
또 A 경장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허위 종결 범행에 이르렀다고 분석했습니다.
경찰은 A 경장 범행 동기를 '개인의 일탈'로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허술한 사건 종결 시스템이 A 경장 범행을 키웠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은 4명으로, A 경장은 나흘에 한 번씩 혼자 야간당직을 서야 했습니다.
홀로 근무하는 상황에서 당직일지나 전산 시스템을 허위로 작성하더라도 이를 즉시 저지하거나 검증할 상급자 통제 절차는 전혀 없었습니다.
실제 A 경장은 장기 실종자 30대 여성 장 모 씨 사건을 종결하면서 112신고 시스템에는 '연락이 닿았다'고 했지만, 실종자 프로파일링(경찰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는 '교통사고 사상자'로 입력했습니다.
'살아있다'며 사건을 종결해 놓고,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상에는 '사망했다'고 입력하는 모순된 기록을 남겼지만,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결국 A 경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7월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자 사건을 장씨와 유사한 수법으로 허위 종결했습니다.
이때는 장 씨 사건과 달리 112 신고 시스템과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모두 '소재 발견'으로 입력해 시스템상 기록을 남겼습니다.
A 경장은 이에 대해 "60대 남성 실종자에 대한 112 신고는 오후 6시 2분에 접수됐지만 이보다 앞서 신고자가 경찰서를 방문해 다른 직원과 상담했기 때문에 삭제 시 탄로 날까 봐 소재 발견으로 입력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주변에 허위 종결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을 의식하면서도, 이를 사전에 걸러내거나 즉시 확인할 구조적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아 범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셈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A 경장이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에 대해 1차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장 씨와 60대 남성 실종자를 제외한 허위 종결 의심이 드는 25건을 추가로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사건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실종사건 처리 과정 전반의 문제점을 점검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