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경쟁이 불러온 반도체의 기적적인 호황.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천하 호령. 언제까지 갈까.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실적으로 시장의 의심을 이겼습니다. (한국 시간 8월 27일 새벽) 하지만 실적표를 한 장 한 장 넘겨가다 보면, 여전히 투자자들을 멈칫하게 하는 숫자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엔비디아의 최신 분기 매출은 무려 962억 달러. 우리 돈으로 하루에 1조 4천억 원 넘게 벌어들이고 있단 겁니다. 특히 "내년에는 이보다 70%나 더 잘 벌게 될 것입니다."라고 밝힌 게 투자자들의 환호를 끌어냈습니다. 2027년엔 하루에 2조 6천억 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예고해, 시장이 예상해 온 엔비디아의 내년 성장 속도를 큰 격차로 뛰어넘으면서 다시 낙관론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따라붙은 '2개의 숫자'에 자꾸만 눈길이 머뭅니다. 이 숫자 2개는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전 분기보다 급격하게 늘어난 00, 그리고 ㅁㅁ입니다.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장담한 성장 속도는 미국의 몇 개 '하이퍼스케일러'들 만으로 가능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에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55%나 되긴 합니다. 이들은 설사 지금과 같은 AI 개발 경쟁이 제 살을 깎아 먹는 일이 되더라도 그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나머지 45%도 '삐끗'하지 않고 큰돈을 안정적으로 고가의 반도체에 쓸 수 있어야 'AI 판'이 지금 주가를 정당화하며 진행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 '2개의 숫자'를 보면, '과연 그처럼 순조로운 흐름이 가능할까' 투자자들의 의심을 자극하는 면이 눈에 띄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AI 판의 돈이란 게 결국 엔비디아에서 빠져나갔다가 엔비디아로 돌아오는 '순환 금융'에 대한 우려가 이 실적 발표로 불식되지 못했단 얘깁니다.
이 '2개의 숫자'에 대한 엔비디아 나름의 고민에 대한 '자체 솔루션'을 젠슨 황 CEO는 이미 실적 발표에 앞서 제시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대표 거물 금융사 6곳과 손잡고 5천억 달러 규모의 '신선한 돈'을 AI 판으로 끌고 들어오겠단 겁니다. 이 금융사 중 한 곳이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신화적 CEO 래리 핑크는 엔비디아와 함께 손잡고 만들려는 투자 모델이 "환상적인 상품"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1970년대 본격적으로 개발된 주택저당증권, MBS처럼 말이죠. MBS의 담보는 주택이지만, 이 "환상적 상품"의 담보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와 이를 이용해 만드는 AI 인프라가 될 겁니다. 주택과 달리,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빠르게 과거의 제품에 쏟아졌던 하이라이트가 사라지는 반도체 세트가 안정적이면서도 짭짤한 수익을 보장하는 "미래의 금융 담보"가 될 수 있을까요?
또 한 번 '증명'한 엔비디아!…여전히 남겨놓은 의문들을 [똑소리E]에서 권애리 기자가 바로 지금 필요한 균형감각으로 두루 짚어드립니다.
1. ‘AI 지속 가능성’ 의심 키우는 ‘이 숫자’
2. AI 개발 경쟁에 마침내 ‘신선한 돈’ 들어오나?
3. 데이터센터 담보 잡는 “환상적인 새 금융상품”?
4. “AI ‘순환 금융’ 탈피” VS “금융시장 전가된 리스크”
5. “너무 비싼 AI 모델, 굳이 필요없더라고요?”
(취재 : 권애리, 촬영 : 박우진·황세회, 구성 : 정서우, 편집 : 이기은, 디자인 : 안준석, 인턴 : 김혜원, 제작 : 지식콘텐츠IP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