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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병역 거부자 일괄해고' 조항 헌법불합치…"소명 기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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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종로구 헌재에서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소원 선고를 앞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정당한 사유 여부를 따지지 않고 고용주가 병역 거부자를 일괄 해고하도록 한 현행 병역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습니다.

헌재는 오늘(27일) 병역 거부자 A씨가 낸 병역법 76조 1항 위헌확인 헌법소원에서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는 2028년 2월 29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해야 합니다.

재판관 9명 가운데 5명(김상환·김형두·정형식·정계선·오영준)이 헌법불합치, 2명(김복형·마은혁)이 단순 위헌, 2명이(정정미·조한창) 합헌 의견을 냈습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법률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안정성을 위해 한시적으로 놔두는 판단입니다.

A씨는 2015년 병역 거부를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종교적 양심을 근거로 현역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2020년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이후 인천병무지청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차 고발하면서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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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A씨는 다니던 회사에서도 퇴사 처리됐습니다.

인천병무지청이 병역법 76조에 근거해 A씨를 퇴사시키지 않으면 형사고발 하겠다는 연락을 했다고 A씨 측은 주장했습니다.

병역법 76조 1항 2호는 국가기관, 지자체장 또는 고용주는 징집·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을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고, 재직 중인 경우 해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A씨는 이런 현행법 조항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헌재는 "병역 기피자를 해직하도록 하는 것 자체는 병역 의무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병역 상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면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한 자에 대해서만 해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병역법상 '병역 기피'는 단순히 법정 기간 안에 입영 등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사정까지 인정돼야 한다는 겁니다.

헌재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에 대해선 "병무청의 일방적 판단만으로 쉽게 확정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라며 "병역 기피 여부를 판단해 해직 통보 조치를 하려면 정당한 사유 여부에 관해 자료를 제출하고 소명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헌재는 현행 병역법상 절차적 측면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2028년 2월까지 해당 부분을 개정하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단순 위헌 의견을 낸 김복형·마은혁 재판관은 "병역법이 병역 기피자에 대한 형사 처벌을 규정하고 있고, 문제의 조항의 해직 대상이 광범위하며 병역 기피자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할 여지를 두지 않았다"며 해직 제도 자체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봤습니다.

반면, 정정미·조한창 재판관은 "병역 의무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에도 해직될 가능성은 매우 낮고, 병역 기피자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해 병무청이 해직 대상을 재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면 해직 제도의 형평성에 큰 의문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기각 의견을 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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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현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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