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음주 운전 사건 수사 기록을 분실해 잊고 있다가 뒤늦게 기록을 찾았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돼 불송치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29일, 경남 진주경찰서는 약 5년 6개월 전 발생한 무면허 음주 운전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습니다.
당시 40대 피의자 A 씨는 운전면허 없이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가 적발됐지만 경찰의 불송치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게 됐습니다.
진상조사에 나선 경남경찰청은 사건 담당 경찰관이 수사 기록을 분실해 사건을 잊고 있다가 최근 발견했고, 이 때문에 이미 A 씨의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인 5년이 지나 불송치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당시 담당 경찰관은 A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받은 뒤 수사 기록을 분실해 사건도 잊었다고 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대검찰청 요청으로 보완 수사 요구 장기 미회신 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사건 말고도 수사 기록 분실로 처벌되지 않고 종결되거나 종결 위기에 처한 사건들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달 중순 남해경찰서에서는 2019년부터 수사하던 채권추심법 위반 혐의 사건도 뒤늦게 수사 기록을 분실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마찬가지로 공소시효인 5년이 지나 결국 불송치 종결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 역시 경찰에서 기소 의견으로 송치까지 이뤄졌지만 검찰 보완 수사 요구를 받은 뒤 수사 기록을 분실하면서 아무도 처벌받지 않게 됐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기록이 분실된 사건은 발생한 지 수년이 지나 증거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어 재수사 후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공소 유지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남경찰청은 수사 기록을 분실한 경찰관들을 상대로 고의성 여부 등 진상조사를 벌인 뒤 필요한 경우 감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취재 : 김지욱, 영상편집 : 류지수,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