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 경장의 거짓말은 경찰 내부 어느 단계에서도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또 경찰은 실종 사건에서 중요한 골든타임 동안 엉뚱한 곳을 수색했습니다. 허위 보고와 부실 대응으로 인한 고통은 결국 남은 가족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번 사건의 처리 과정을 제희원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장 씨의 연인이 경찰에 최초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것은 지난 5월 15일 저녁 6시 43분.
신고 약 2시간 반 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은 장 씨의 연인에게 "장 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며 거짓으로 해명했습니다.
이어 부 경장은 경찰 내부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 장 씨 사건을 삭제하면서 '교통사고 사상자'라고 사유를 허위로 썼습니다.
부 경장의 거짓말이 이어졌지만 이를 알아채거나 바로잡는 사람과 시스템은 없었습니다.
[장미란 씨 남자친구 (지난 19일) : 그때 그러면 얼굴을 직접 보셨냐, 아니면 파출소 직원분들이 보셨냐 하니까 '수색하던 도중에 통화가 돼서 철수를 했다'고.]
최초 실종 신고 당일 경찰은 장 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약 1.5km 떨어진 한림항 일대만 약 2시간 30분 동안 수색했습니다.
장 씨 휴대전화의 마지막 위치 정보가 이 일대로 찍혔다는 이유였는데, 실제 장 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숙소에서 도보 5분 거리 약 400m 떨어진 야자수 농장이었습니다.
정작 장 씨가 1년 정도 머물던 숙소 주변 탐문 수사와 기초적인 동선 추적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장 씨 투숙 펜션 주인 : (경찰이 온 건) 2차 신고하고 나서 8월 초부터예요. 3개월 가까이 거의 다 지났을 때인데. (CCTV도) 다 지워졌는데.]
그 뒤로도 장 씨의 행방이 묘연하자 서울에 사는 사촌 동생이 경찰에 다시 신고했고, 경찰은 이때도 "다 큰 성인인데 그냥 가출한 것 아니냐"며 단순 가출 사건으로 보려 했습니다.
유족들이 거듭 호소한 뒤에야 재수사에 착수했지만 한 달 남짓인 CCTV 영상 보존 기간 등이 지나 장 씨의 행방을 확인할 단서는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진척 없는 수사에 가족들이 장 씨의 사진을 공개하자 그제야 경찰 수사가 본격화됐고 실종 104일 만인 어제(24일) 장 씨는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이홍명, 디자인 : 박태영·김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