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 사건들을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이 사건 관련 단서를 포착하고도 확인에 나서지 않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지난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숨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의 실종 사건과 관련해 '실종자가 빚이 많다'는 취지의 신고를 접수하고도 사건을 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명옥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숨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의 아내는 지난달 2일 "남편이 아이에게 '사업에 실패해 빚이 많다', '잘 먹고 잘 지내라'는 말을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며 112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담당자인 A 경장은 이 남성과 연락조차 하지 않은 채 유가족에게 "연락이 됐고, 무사하지만 가족에게 소재를 알리기 원치 않는다"고 허위로 답변한 뒤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실종된 남성이 돌아오지 않자 가족은 계속해서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알아서 찾으라'는 취지의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가족들은 A 경장이 또 다른 실종자 장미란 씨 사건을 허위로 종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인 지난 21일, 실종 신고를 재접수했습니다.
결국 신고 접수 51일 만인 다음날, 남성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가족은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무사하다는 말만 믿고 기다렸는데 돌아온 것은 시신이었다"며 "경찰은 가족들이 알아서 찾아보라고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경찰은 A 경장이 실종 사건 업무를 맡은 지난해 3월부터 종결 처리한 사건 298건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는 한편,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지휘 라인 4명을 대기발령 조치했습니다.
(취재 : 이현영, 영상편집 : 이다인,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