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핸스드 게임에서 유일하게 세계 신기록보다 빨리 들어온 골로메예프
도핑을 합법화해 이른바 '약물 올림픽'으로 불리며 논란을 빚었던 인핸스드 게임(Enhanced Games)이 흥행 참패와 함께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포츠 전문 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지난 5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첫선을 보인 인핸스드 게임이 6,190만 달러(약 855억 원)의 적자를 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 대회를 주관한 인핸스드 그룹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억만장자 피터 틸 등 거물급 투자자의 후원을 등에 업고 지난 5월 기업가치 12억 달러를 인정받으며 뉴욕증시에 우회 상장했습니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상장 당시와 비교하면 80% 넘게 빠졌습니다.
주최 측은 첨단 과학과 약물의 힘을 빌려 인간 생물학의 한계를 뛰어넘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스포츠 측면에서의 성과 역시 초라했습니다.
대회에 참가한 42명의 선수 중 91%가 테스토스테론, 79%가 인간성장호르몬(HGH), 62%가 흥분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세계 기록을 넘어선 선수는 수영 남자 자유형 50m에 출전한 크리스티안 골로메예프(20초 81) 단 1명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육상 남자 100m에서는 약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클린 러너' 프레드 커리가 9초 97로 골인하고 도핑을 한 경쟁자들을 여유롭게 제압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출범 당시부터 이 대회를 "위험하고 무책임한 광대극"이라며 강력히 규탄한 바 있습니다.
심지어 대회에 투자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제수이자 폭스뉴스 진행자인 라라 트럼프마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 약속됐던 것과는 달랐다"고 말해 '실패한 실험'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려워졌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