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시원을 비롯한 다중생활시설에 욕조 설치를 허용하려다 여론의 역풍을 맞고 다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어제(21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고시원 내 욕조 설치 완화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2일 발표한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 행정 예고 과정에서 고시원 이용자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이른바 '무허가 원룸'처럼 방이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이후 금지된 고시원 욕조 설치를 다시 허용하고 책상 설치 의무를 없애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욕조 설치가 의무는 아니지만 국토부는 "고시원의 다양한 운영 형태를 고려해 안전과 무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함"이라며 관련 내용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정안이 알려지자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침대와 수납공간을 놓기도 빠듯한 몇 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 욕조를 허용하는 발상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입니다.
온라인에선 "좁은 방에 욕조를 넣으면 습기나 곰팡이는 어떻게 하냐", "공사비가 늘어나면 입실료에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민주당 황희 의원이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들의 주거 공간으로 이용하자는 의견을 내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은 뒤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더욱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국토부는 "앞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를 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김태원, 영상편집: 나홍희, 디자인: 이정주,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