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국세의 20%를 자동 배분해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55년 만에 개편됩니다. 정부는 개편으로 생기는 재원과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취지인데, 일각에서는 정부의 쌈짓돈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채희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72년 도입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연동제가 내년부터 폐지됩니다.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다 보니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도 교육재정은 계속 커져서 불필요한 사업들이 많아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앞으로는 최근 3년 평균 경상 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교부금을 산정합니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100조 원에 달했을 내년 교부금 규모는 새 산식에 따라 올해보다 3.3% 증가한 78조 9천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정부는 제도 개편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교부금 차액과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추가 세수' 등을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관세나 지방세를 뺀 내국세가 얼마나 빨리 늘었는지 최근 10년 치 평균을 낸 뒤, 이것보다 더 걷힌 세금을 '추가 세수'로 보고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겁니다.
기금 규모는 100조 원을 넘을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박홍근/기획예산처 장관 :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 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신속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위해 기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지만, 정부의 쌈짓돈처럼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내국세 수입이 추세에 못 미치면 기금을 정부 회계로 끌어올 수 있게 돼 있는 데다, 기금은 주요 항목 지출액의 20%까지 국회 의결 없이 운용 계획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우철/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 기금 사업으로 (국회) 심의를 받는다 하더라도 상당한 재량이 20% 범위 내에서 인정이 되기 때문에 국회 심의로부터 좀 더 자유롭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있는 거죠.]
늘어난 세수를 국가채무 상환에 먼저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나옵니다.
기금의 사용처와 운용 원칙을 얼마나 구체화할지, 또 교육교부금 축소에 따른 교육계 반발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향후 입법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강윤정·전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