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현관문에 여러 발의 총알 자국이 선명합니다.
문 앞엔 '데이터센터 반대'라고 적힌 종이가 놓여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찬성한 시의원에게 앙심을 품고 누군가 총을 쏜 겁니다.
미국에선 이렇게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0명 가운데 6명은 자기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걸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석 달 전보다 12% 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전기요금 상승입니다.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전력을 보내기 위해선 새로운 발전소나 고압송전선이 필요한데 그 비용이 요금으로 전가돼 일반 가정도 부담하게 된단 겁니다.
[윌 스콧/미국 환경 보호 기금 이사 : (데이터센터 같은) 대규모 시설을 위해 발전소를 짓는다면 그 돈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들이 부담해야 합니다. 그 비용이 할머니들의 전기요금 고지서로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24시간 돌아가는 데이터센터를 식히는데 엄청난 양의 물이 소비되고, 또 기대보다 지역 일자리 창출이 적다는 점 역시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마리아 아코스타/뉴멕시코 주민 : 데이터센터가 나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물을 엄청나게 쓰니 까요. 우리는 사막 지역에 살고 있고, 지금도 수질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이러자 주 단위로는 처음으로 뉴욕주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한 걸 비롯해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서 백 곳이 넘는 지자체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올해 1분기에만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70건 이상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었는데, 돈으로 따지면 180조 원 규모입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기요금 인상은 막겠다', '데이터센터는 돈 버는 기계'라며 경제적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비판 여론이 확산하면서 11월 미국 중간 선거의 쟁점으로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취재: 김현우, 영상취재: 이희훈, 영상편집: 위원양,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