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SBS 단독보도

[단독] 사고 2시간 뒤 '뒷북 문자'…때아닌 '산사태 논쟁'까지 (풀영상)


Google 즐겨찾기에 SBS뉴스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앵커>

폭우 피해가 극심한 경남 남해안 소식으로 이어갑니다. 통영에서는 그제(17일) 새벽, 산사태로 60대 여성이 매몰돼 다치는 일이 있었죠.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이곳 주민들은 산사태 사고가 발생하고도 한참 뒤에야 산사태 주의 재난 문자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민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김민준 기자>

지난 17일 새벽 5시 3분, 경남 통영시 곤리도에서 산사태로 매몰된 60대 여성을 구조해달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습니다.

통영에는 당시 시간당 74.9mm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산사태 피해 여성 아들 : 비 많이 오니까 빨리 들어오라고 그랬는데 그 순간 찰나에 펑 소리가 나더니 3초도 안 돼서 서로 같이 흙에 밀려서 날아간 거죠.]

맨손으로 진흙은 퍼낸 30대 아들과 해경이 60대 여성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긴 건 1시간 30분 뒤였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30분 가량 더 지난 아침 7시에야 통영 시청이 주민들에게 산사태 대피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미 산사태로 주민이 다치고 구조까지 모두 이뤄진 뒤에, 대피와 산사태 특보를 알리는 '뒷북' 문자메시지가 주민들에게 전달됐던 겁니다.

광고
광고 영역

통영시 관계자는 문자 발송이 늦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통영시청 관계자 : 새벽에 (비가) 그렇게 많이 올 거라고는 아예 예상을 못 했던 거죠. 저희가 판단하기가 너무 어려웠으니까.]

현재 산사태 위기 알림은 산림청이 매시간 지자체로 예측 정보를 보내면, 그 정보를 토대로 지자체가 특보나 문자 발송 여부를 결정하는데, 지자체 단계에서 판단이 늦어진 겁니다.

이런 오류를 막고 충분한 대피 시간을 확보하겠다며 재작년 산사태 특보를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늘렸는데도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산림청과 지자체로 이원화돼 있는 현행 특보 체제에선 지자체가 보다 신속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서현중)

---

<앵커>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거제에서는 때 아닌 산사태 논쟁까지 불거졌습니다. 거제시청 산사태 담당 부서가 이번 사고는 산사태가 아니라고 주장하자, 건축 담당 부서는 산사태로 봐야 한다며 맞선 겁니다. 인명피해 앞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입니다.

이어서 조민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조민기 기자>

그제(17일) 새벽, 산사태로 1층 주민 한 명이 숨진 거제 옥포동의 아파트 단지입니다.

아파트 저층부를 덮치며 무너져 내린 뒷산은 여전히 가파른 경사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옹벽은 물론 낙석 방지 등을 위한 펜스도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고, 좁은 곳은 사람 1명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에 불과한 옹벽과의 짧은 거리가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김정수/피해 아파트 주민 (그제) : 나무가 막 쓰러지면서 밀려오면서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거제시청 산사태 담당 부서는 이번 사고가 산사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도상 토사가 쓸려 내려간 부분이 임야가 아닌 아파트 대지 안에 있기 때문에 산사태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거제시청 A 관계자 : 모든 원인 행위나 이런 게 산사태랑 지금은 관련이 없는 거고, 우리가 볼 때는 산이지만 대지 내에서 일어난 주택 옹벽 붕괴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러면서 같은 시청 안에 아파트 건축을 담당하는 부서로 문의하라고 밝혔지만, 해당 부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일은 자연 재난, 산사태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광고
광고 영역

[거제시청 B 관계자 : 제가 볼 때는 당연히 인근에 있는 임야도 같이 이렇게 무너졌죠. 대지(부분)만 딱 잘라서 이렇게 무너진다, 그건 말이 안 되는 얘기잖아요, 그게.]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이런 논쟁 자체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박종기/피해 아파트 주민 : 산이지. 산 아니면 뭐겠어. 이게 뭐 밭인가?]

산림청에서 내놓은 '산사태 위험 지도'에서도 이번 사고 지점 일대는 산사태 발생 확률이 가장 높은 1등급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때아닌 산사태 논쟁과 관련한 SBS 질의에 산림청 관계자는 "행정적으로 따지면 산사태가 아닌 걸로 보이지만, 주민들이나 국민들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윤형·강시우,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강윤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김민준 기자 다른 기사 보기
조민기 기자 다른 기사 보기
광고
광고 영역
SBS 단독보도
경남 폭우 피해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