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에서 지내는 노숙인들에게 퇴거를 요청하자 노숙인 인권 단체가 "인천시의 거리홈리스(노숙인) 지원 체계 부재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최근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내 노숙인들의 물건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했습니다.
퇴거명령서에는 공항시설법 제56조 등을 언급하는 내용과 함께 "즉시 노숙을 중단하고 여객터미널 밖으로 퇴거하시기 바란다", "퇴거 요청에 불응할 경우 공항시설법에 따라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습니다.
최근 기록적인 폭염에 노숙인들이 더위를 피해 인천공항에 몰리면서 이들이 아무 데나 소변을 보거나 지나가는 이들에게 욕설 하는 등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는데, 이에 공사 측에서 노숙인들에게 퇴거를 요청하자, 노숙인 인권 단체 '홈리스행동'이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입니다.
홈리스행동은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선정적 보도에 편승한 홈리스 퇴거조치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습니다.
홈리스행동은 노숙인들에 대한 보도를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방식의 보도"라고 표현하며 공항공사는 이런 혐오보도에 '졸속 퇴거조치'로 응답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인천시가 노숙인들을 위한 공적 지원체계 구축을 외면해오는 등 안일한 행정이 만든 복지의 공백과 선정적 보도, 공항공사의 퇴거 조치가 합쳐져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은 "인천공항공사는 졸속으로 추진한 퇴거 조치를 중단하고 공공기관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오는 12일 인천공항에서 퇴거 조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취재: 김태원, 영상편집: 이다인, 디자인: 이정주,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