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기성 육군 1군단장은 탄약 없이 '빈 총'으로 경계 근무를 지시하고, 미군 무인기에 부적절한 대응으로 직무에서 배제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진짜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한 군단장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에 접근하더라도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불모지 작업'도 안 시킨 것으로 저희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중장으로 진급한 한기성 육군 제1군단장이 군단장 취임 이후, 몇 가지의 대북 작전지침을 수정했다고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SBS에 전했습니다.
먼저 전방 경계작전을 할 때, 중기관총 등에 실탄을 장전하는 '삽탄'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수정 지침도 있었습니다.
북한군이 MDL, 즉 군사분계선으로 다가올 경우 1군단 장병들이 취해야 할 대응 지침도 완화한 겁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북한 군인들이 MDL에 수십 미터까지 접근해오면, 경계작전 중인 우리 장병은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한 군단장은 이런 절차를 완화해서 적용하라고 예하부대인 1사단과 25사단 등에 지시했다"고 SBS에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 봄, 몇 차례, 북한 군인들이 1군단 관할의 MDL로 접근했지만, 1군단 장병들은 경고방송도, 경고사격도 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다만 당시 북한 군인들이 MDL을 넘진 않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최전방 부대는 봄, 여름, 가을엔 경계근무 중 전방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잡초를 제거하는 이른바 '불모지 작업'을 꼭 해야 하는데 1군단은 올해 이 작업을 하지 않은 걸로 국방부는 파악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불모지 작업 미실시도 한 군단장의 대북 작전지침 완화와 관련이 있는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와 합참은 지난 4월이나 5월쯤, 1군단의 이런 실태를 인지하고 한 군단장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변화가 없었고, 최근 '중기관총 삽탄 미실시' 논란까지 터지자 직무배제 조치를 취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국방부는 한 군단장이 대북 작전지침을 변경한 사유에 대해 추가조사할 방침입니다.
한 군단장 측은 "조사 전에 입장을 밝히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사를 SBS에 전해왔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한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