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수익률을 올리고도 제때 자산 재조정을 하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 배만 불려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5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26.18%로, 기금 적립금은 1,8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국내 주식이 기금 성장을 이끌었고, 전체 포트폴리오 내 국내 주식 비중도 29%를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도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기계적 매도, 즉 '리밸런싱'을 미뤘다는 점입니다.
국민연금은 변동성이 큰 국내 증시 충격 완화를 이유로 리밸런싱을 유예했지만, 결과적으로 고점에서 차익을 실현할 적기를 놓쳤습니다.
이 사이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반기에만 코스피에서 약 150조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반면 국민연금은 자산을 덜어내지 않은 채 증시 급락을 맞았습니다.
5월 말 이후 코스피 급락으로 국내 주식 평가액은 약 180조 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지난해 운용수익금 231조 6천억 원이 가져온 4년의 기금 소진 지연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하는 규모입니다.
증시 안정화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특정 자산의 급등 시 위험을 분산하는 것은 기금 운용의 기본 원칙인 만큼, 시장 충격을 이유로 리밸런싱을 유예한 이번 결정은 기금 운용 원칙의 일관성과 신뢰성에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입니다.
(취재 : 이현영, 영상편집 : 김민지,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