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의 캐릭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합성한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무단으로 사용해 만든 동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공식 외교 루트를 통해 미국 정부에 반복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오늘(4일) 일본 외무성이 트럼프 정부의 일본 애니메이션 무단 사용과 관련해 지난 4월과 6월 주일 미국대사관에 우려를 전달했지만, 문제가 된 동영상은 삭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일본 애니메이션인 '포켓몬스터'(포켓몬), '드래곤볼', '유희왕', '나루토' 등 인기 캐릭터가 등장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SNS에 올리며 정책 홍보 등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포켓몬'의 주인공 사토시(한국 방영 캐릭터명 '지우')가 미국 국토안보국(HSI)의 불법 이민자 단속 홍보에 멋대로 활용됐습니다.
국토안보국은 엑스(X·옛 트위터)에 사토시가 애니메이션에서 포켓몬을 잡기 위해 몬스터볼을 던지는 이미지를 동영상에 등장시키면서 인기 대사인 '모두 잡아야 돼(Gotta catch them all)'를 적었습니다.
동영상의 배경으로는 애니메이션의 주제가가 흘러나왔고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의 모습이 포켓몬 카드처럼 튀어나오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후인 지난 3월에는 백악관이 엑스에 '유희왕'과 '드래곤볼' 이미지를 제작사 허락 없이 사용한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미국식 정의'(JUSTICE THE AMERICAN WAY)라는 제목의 동영상에는 '유희왕'의 주인공 무토 유기(한국 캐릭터명 '유희'), '드래곤볼'의 캐릭터 파괴신이 '아이언맨', '탑건' 등 다른 영화의 캐릭터들과 함께 미국의 이란 공격 장면과 번갈아 등장했습니다.
이에 '유희왕'의 제작사는 엑스에 "미국 백악관 공식 엑스 계정에서 애니메이션 '유희왕' 시리즈의 영상이 권리자 허락 없이 사용됐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도용이 반복되자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미국에 "공적 기관이어도 지적재산을 사용하는 경우는 제작사의 허락이 필요하다"며 저작권 침해와 작품 이미지 훼손 가능성에 배려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초 SNS 트루스소셜에 '나루토'의 주인공 우즈마키 나루토를 자신과 합성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같은 달 재차 미국 측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문제가 됐던 일련의 영상 중 일부만 유튜브에서 보이지 않을 뿐 SNS 계정에서는 삭제되지 않았습니다.
마이니치는 트럼프 정부의 콘텐츠 무단 사용에 대해 미국 내 아티스트들이 반발하고 있고 일본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은 그동안 지식재산권 보호에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이제는 정권 홍보가 우선시되고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비판을 전했습니다.
(사진=트루스 소셜 캡처,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