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소타주에 있는 급수탑
미국 내 상수도 시스템을 노린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배후일 가능성에 대해 미국 당국도 점차 무게를 두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내 최소 7개 주에서 상수도 시설을 겨냥한 해킹 시도가 확인됐으며, 일부는 상수도 운영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FBI는 피해 지역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미시간주는 주내 9개 시설에서 해킹 활동이 확인됐다고 알렸고, 앞서 미네소타주도 약 30여개 시설이 공격 대상이 됐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 수돗물의 수질이 바뀌거나 식수 안전이 위협받았다는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수질과 화학물질 처리 농도, 수압 등을 감시·조절하는 컴퓨터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전역의 주 정부와 지방정부가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이 이란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처음부터 의심해왔습니다.
NYT는 연방 수사당국이 현재 이란 소행일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벌인 이후 이란이 사이버 공격을 강화해왔고 이란이 과거에 미국의 상수도 시설과 다른 핵심 기반 시설을 겨냥한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방 정부는 아직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피해 지역과 업계에서는 '이란의 소행'이라는 판단이 강해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미네소타주 브레이엄시의 네이트 조지 시장은 FBI와 주 정부로부터 정보를 얻고 있다면서 "그들은 이 공격이 이란의 소행이라고 꽤 확신하고 있지만 그렇게 말하긴 꺼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수도 시설 간 사이버 위협 정보를 공유하는 업계 단체도 이번 공격이 이란과 연계된 해킹 조직의 활동 양상과 부합한다는 내용의 내부 메모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이란 연계 해킹 활동이 미국 핵심 기반 시설을 직접 겨냥하는 수준으로 확대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란 해킹 조직을 추적한 경험이 있는 알렉스 올리언스는 "이란은 지난 2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 중동 지역을 상대로 다양한 해킹 작전을 벌여왔다"며 "그러나 미국 상수도 시스템 침입은 의미 있는 수준의 공격 확대"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연계 가능성을 부인하며 해킹 활동 급증을 조기에 발견해 다른 주에 알린 미네소타주를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수도 시설 해킹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달 31일 기자들에게 "미네소타가 배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란의 사이버 공격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정책 등을 놓고 미네소타주와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엑스(X)에 "이것이 현대 전쟁의 모습"이라고 쓰면서 이번 사건을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안보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취지로 반박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