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볕더위에 몸살을 앓는 것은 동물과 식물도 마찬가집니다.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양봉 농가는 벌들의 집단 폐사를, 화훼 농가에서는 꽃나무가 말라죽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권민규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폭염경보가 내려진 경기 남양주의 한 양봉 농가.
여든 개가 넘는 벌통 입구마다 꿀벌 수천 마리가 붙어 있습니다.
불볕더위에 내부가 찜통으로 변하자 벌통 밖으로 피신한 겁니다.
가림막을 올려 햇볕을 막아보고 매시간 물도 뿌리지만 열기를 식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벌집이 약 5천 마리 정도 평소에 붙는 벌집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양쪽 면에 1천500마리 정도 붙어 있습니다.
날이 너무 덥다 보니까 벌들이 입구 쪽으로 빠져나가거나 사방으로 퍼진 겁니다.
[정병우/양봉 농민 : 첫째 말벌 오죠. 둘째 두꺼비 오죠. 얘들이 와서 밤에 (벌을) 잡아먹어요.]
또 폭염 탓에 여왕벌의 산란과 부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 집단 폐사로 이어질까 불안합니다.
[김선희/한국양봉협회 전 경기지회장 : 사람도 지금 죽겠잖아요. 말 못 하는 곤충들이 어떻게 살아나겠어요. 제가 느끼기에도 한 2도씩 올라가는 것 같아요, 1년에.]
이런 걱정은 화훼 단지도 다를 게 없습니다.
다육이와 선인장들이 더위에 시름하고 있는데 이를 식혀줄 시설은 공기 순환을 위한 환풍기가 전부입니다.
1천200평이 넘은 농원 안쪽입니다.
현재 실내 기온은 사람의 체온과 똑같은 36.5도인데요.
더운 날씨에서 자라는 선인장도 이렇게 죽어버렸습니다.
[구화순/화훼 농민 : 선인장은 90%가 수분이기 때문에 습하면 물러요. 여름에는 굉장히 많이 죽어요. 어쩔 방법이 없어요.]
가뜩이나 더운 여름, 농민들의 가슴도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최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