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평론가들이 오늘날 최고의 재즈 빅밴드로 꼽는 마리아 슈나이더 오케스트라입니다.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마리아 슈나이더 역시 그래미상을 7번 수상한 재즈계의 거장입니다.
[마리아 슈나이더/작곡가·지휘자 : 제가 빅밴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모든 악기의 색채를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묵직한, 정면에서 밀려오는 듯한 거대한 소리를 낼 수도 있지만, 투명하고 아름다운 소리도 낼 수 있습니다. 두세 명만 연주하면서 소규모 그룹과 같은 섬세한 순간을 만들 수도 있어요. 그러면서 (대규모와 소규모 편성 사이의) 대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소규모 연주에선 이런 수준의 대비를 만들어 내기 힘듭니다.]
하지만, 이들의 연주는 온라인 플랫폼에선 거의 찾을 수가 없습니다.
거대 플랫폼이 창작자 위에 군림하는 음악산업 구조에 반발해 음악 업로드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연주 앨범도 기존 음반사와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팬들의 후원을 받아 직접 제작하고 홈페이지에서 판매합니다.
[마리아 슈나이더/작곡가·지휘자 : 사람들이 하나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우리가 음반을 만드는 과정과 제가 작곡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상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음반 제작 전체 과정을 경험하게 되는 거죠. 이런 방식은 사람들을 음악에 더 가깝게 다가가게 했습니다.]
사실, 이들의 라이브 연주를 듣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각각의 멤버 모두 세계적인 연주자들이다 보니 일정을 맞춰 함께 공연하는 건 1년에 2주 정도가 전붑니다.
[마리아 슈나이더/작곡가·지휘자 : 이들 연주자 모두를 한 무대에 세우는 건 행성들을 일렬로 맞추는 일과 같습니다. 마치 일식을 보기 위해 정확한 장소에서 기다리면서 그날 구름이 끼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죠. 그런데, 이번엔 모두 결국 모였네요.]
어렵게 성사된 첫 한국 공연, 마리아 슈나이더는 처음 만나는 한국 관객과의 교감에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마리아 슈나이더/작곡가·지휘자 : 오랜 경험으로 알게 됐는데요, 연주자들은 관객의 얼굴을 볼 수 있을 때 관객의 반응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은 연주를 들려줍니다. (열정적인) 관객이 있으면 훨씬 수월합니다. (한국 관객이 그렇다니) 정말 기쁘네요.]
즉흥연주까지 곡의 흐름 속에 정교하게 녹여낸 이들의 음악에서, 마리아 슈나이더가 꼽는 핵심은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경청'이었습니다.
[마리아 슈나이더/작곡가·지휘자 : 솔로 섹션에서 저는 주로 오케스트라가 언제 들어와야 할지를 들으면서 판단합니다. 보통은 오케스트라가 강하게 들어오는 부분이지만, 솔로 연주자가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아니, 아니, 부드럽게 들어가자"라며 바꿉니다. 그래서 공연할 때마다 연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 점도 재미있죠. 모두가 서로의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합니다. 잘 듣는 것이 핵심입니다.]
(취재 : 김경희, VJ : 오세관, 영상편집 : 윤태호, 영상제공 : 마리아 슈나이더 오케스트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