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이 관광비자(C-1)로 입국한 뒤 일하다 쓰러진 무연고 외국인 환자를 6년 넘게 치료했지만, 8억 원이 넘는 의료비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무연고 외국인 환자의 치료비와 본국 송환을 지원할 제도를 마련하라고 관계기관에 권고했습니다.
중국 국적의 A씨는 지난 2019년 9월 국내에 관광비자로 입국해 울산의 한 음식점에서 9일간 설거지 일을 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이후 혼수상태로 같은 해 12월 B병원으로 이송됐고, B병원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과 의료법 등에 따른 의무치료 규정에 따라 A씨에 대한 진료를 중단하지 않고 6년여간 치료를 지속했습니다.
A씨는 입원한 지 6년 4개월 만인 올해 4월 숨을 거뒀는데, 그사이 의료비는 약 8억 4천만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하지만 본국의 A씨 자녀 등 가족들은 가정형편 등을 이유로 체납 의료비를 납부할 수 없다는 의사를 피력하며 치료 포기서를 제출했고, B병원은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떠안게 됐습니다.
권익위는 지난해 7월 B병원 대표로부터 민원이 제기되자 보건복지부와 외교부, 울산광역시 등과 소통하며 병원비와 송환 문제를 해결하려 애썼지만 현행 규정 등의 문제로 속도가 나지 않으며 A씨가 숨질 때까지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현재 B병원이 정부나 가족 등으로부터 체납 의료비를 보상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권익위는 유사 피해 사례가 발생할 우려를 고려해 관계기관에 의식불명 상태인 무연고나 미등록 불법체류 외국인 환자의 본국 송환과 의료비 미수금 문제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울산광역시는 부서별 행정지원 매뉴얼을 마련하기로 했고, 외교부는 비슷한 민원이 발생할 경우 외교적 노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취재 : 김태원, 영상편집 : 김나온,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