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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폭염경보, 안은 1천500도" 용광로와 사투하는 근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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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광로 불순물 제거

"용광로 안은 원래 뜨겁지만, 요즘은 바깥 기온까지 높아 작업할 때 체력 소모가 더 큽니다."

29일 전남광주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2제선공장 4고로.

방열복을 갖춰 입었지만 용광로 안으로 들어서면 뜨거운 공기가 얼굴과 가슴을 동시에 짓누릅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달궈진 공기가 폐 속으로 밀려들었으며 몇 걸음 옮기지 않았는데도 안전모 아래로 땀이 흘러내립니다.

발아래로 시뻘건 쇳물이 천천히 흐르는 동안 철제 구조물 사이로 번진 붉은빛과 열기에 주변 공기가 일렁였고, 대탕로에 가까워질수록 얼굴과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합니다.

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1천500도에 이르는 쇳물을 만드는 이곳에서 작업자들은 대탕로 주변을 오가며 기다란 각목으로 굳은 이물질을 떼어냈습니다.

각목 끝이 쇳물 가까이 닿자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고, 뜨거운 열기가 밀려올 때마다 몸을 잠시 뒤로 뺐다가 다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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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열복, 안전모, 보안경, 마스크, 안전화 등 11종의 보호장비를 착용했지만 열기는 장비 안쪽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이들은 40분간 작업한 뒤 지친 몸을 이끌고 에어컨이 있는 휴게실에서 20분간 휴식하며 몸을 겨우 추스립니다.

작업장 곳곳에는 얼음물이 담긴 아이스박스가 놓여 있었고, 근로자들은 작업이 끝나자마자 물병을 집어 들어 달아오른 몸을 식혔습니다.

땀에 젖은 보호장비를 하나씩 벗고 호흡을 가다듬은 뒤에는 다시 장비를 갖춰 입고 용광로 앞으로 향했습니다.

평소에는 작업장 밖에서 바람을 맞으며 몸을 식혔지만, 폭염이 이어진 이날은 문밖으로 나와도 뜨겁고 습한 공기가 감돌았습니다.

한 근로자는 "용광로 안은 여름이나 겨울이나 늘 뜨겁지만, 요즘은 밖에 나와도 더위가 이어져 평소보다 쉽게 지친다"며 "물을 자주 마시고 휴식 시간을 지키면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선공장에서 생산된 쇳물은 제강공장으로 옮겨져 연주·열연·냉연 공정을 거친 뒤 철강 제품의 기초 소재인 슬라브(두께 45㎜ 이상의 편평한 강판)로 만들어집니다.

제강공장에서도 고온의 쇳물이 설비 안으로 쏟아질 때마다 열기가 작업장 전체로 퍼졌습니다.

근로자들은 건물과 설비에 축적된 열기 속에서도 계기판과 쇳물을 번갈아 살피며 공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점검했습니다.

20년째 용광로 현장을 지킨 김 모 주임은 "몇 년을 일해도 용광로 앞은 여전히 무섭고 뜨겁다"며 "그래도 세계 최고 품질의 철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동료들과 함께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광양제철소에서는 하루 6만2천t의 쇳물을 생산해 하루 6만3천t 이상의 철강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광양읍의 낮 최고기온은 36.7도를 기록했습니다.

28일까지 나흘간 폭염중대경보가 이어졌으며 현재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무더위에 지친 직원들을 위해 수분 보충용 음료와 시원한 타월, 휴식 장소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체감온도를 기록해 기준에 따라 작업을 중지하거나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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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규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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