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낮에는 잠시 밖에 서 있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에도 배달 노동자들은 땡볕이 내리쬐는 도로 위로 나설 수밖에 없는데요.
이들의 하루를 홍승연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으면서 폭염경보가 내려진 대전 도심.
배달 노동자들이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분주히 움직입니다.
내리쬐는 햇빛에 지열까지 숨쉬기조차 어렵습니다.
연거푸 물을 마셔봐도 더위는 가시지 않습니다.
[아 덥다.]
기사 1명이 하루 평균 50건 정도 배달하는데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고장 난 곳도 부지기수.
계단을 오르고 나면 금세 땀범벅이 됩니다.
[이연기/배달 노동자 : 더워요. 땀나고…힘듭니다.]
배달 노동자들은 업무 특성상 이 헬맷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데요.
바람이 통하지 않아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체감온도는 더 높게 느껴집니다.
헬멧 표면 온도를 재보니 50도가 훌쩍 넘습니다.
하지만 잠시 숨 돌릴 공간조차 마땅치 않습니다.
[이연기/배달 노동자 : 큰 나무 밑에 아니면 아파트 옆에 그늘 이런 데서 쉬고 있습니다. 쉴 데가 없어요.]
대전시 전체에 시가 운영하는 이동 노동자 쉼터는 한 곳뿐인데, 그마저도 평일에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지현/대전시 노동권리센터 센터장 : 쉴 새 없이 일을 해야 하는 분들이잖아요. 다른 데 계시다가도 사실은 좀 쉬시려면 여기까지 오셔야 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때 2시간마다 20분 휴식이 의무화됐지만, 배달 노동자 대다수가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특수노동자 신분이다 보니 법의 보호 밖에 있습니다.
[송석호/라이더유니온 대전지회장 : 휴식도 자율적으로 하라고 회사에서 안내를 받곤 하는데 사실 쉬라고 하는 권고 조치에 불과할 뿐이지 실제로 쉴 수 있는 공간이라든가 그것에 따른 제반적인 조건, 비용 이런 부분들은 저희가 전부 다 알아서 해야 되고….]
연일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배달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며 현장을 달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김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