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마모토현은 10년 전인 2016년에도 규모 7을 넘나드는 지진이 이틀 사이 두 차례나 발생해 27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본 당국은 이번에도 일주일 안에 큰 지진이 또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엔 극한 폭염까지 겹쳐 이재민들의 대규모 피해가 우려됩니다.
김영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로가 칼로 채를 썬 것처럼 토막 나고 한 켠이 무너져 내린 산은 깎아지른 듯한 벼랑으로 변했습니다.
지난 2016년 4월 14일 규모 6.5 강진이 구마모토현을 강타했습니다.
이어 28시간 만에 더 강력한 규모 7.3 지진이 다시 덮쳤습니다.
이틀 사이 벌어진 두 차례 강진으로 20만 채 넘는 주택이 파손됐고, 오래된 목조 주택들은 형체를 알 수 없게 완파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도 일주일 안에 더 강력한 지진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2~3일이 최대 고비가 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10년 만에 되살아난 악몽에 상당수 주민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길이나 차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진 피해 주민 : 강한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도저히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다들 밤새 차 안에서 자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유례없는 폭염입니다.
2016년 연속 지진 당시 구마모토현에선 모두 270여 명이 숨졌는데, 지진으로 인한 직접 사망자는 50여 명이었습니다.
200명 넘는 나머지 희생자 중 상당수는 여진 공포로 차에서 지내다 폐색전증으로 숨졌거나, 정전과 단수 등으로 병원이 마비돼 치료를 받지 못한 만성질환자들이었습니다.
열악한 대피소에서 바이러스성 질병이 번지기도 했습니다.
[다카이치/일본 총리 : 어젯밤부터는 에어컨과 이동식 발전기 같은 장비들도 대피소에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구마모토현은 오늘(29일) 최고 기온이 35도에 달했고, 다음 주 초엔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돼 열사병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엎친 데 덮친 폭염이 이재민들을 10년 전보다 더 큰 위협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